권력 편향·국민 외면 방송 탈피, 동·서부 뉴스 제작해 지역 밀착
노사 정상위원회·국장책임제 운영 적폐청산과 함께 '미래 준비'

"MBC경남이 지난 시절 기득권층을 위한 뉴스만을 제작하지 않았나 되돌아보게 된다.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위한 다가가는 뉴스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민들로부터 '달라졌다, 변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까지 온 정성을 쏟을 것이다."

정대균 MBC경남 신임 사장을 20일 오전 MBC경남 창원사옥 대표이사실에서 만났다. 열쇳말은 새로운 MBC경남을 향한 '반성과 변화'였다.

정 사장은 먼저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MBC경남이 정권 편에만 서면서 국민의 외면, 지역민의 차가운 시선을 받은 게 사실이다. 사회적 약자 보도 또한 소홀했다"며 "신뢰 회복은 무엇보다, 공정방송을 위해 보도제작 전반에 걸쳐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것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시청자들이 화답할 때까지 노력하고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이 취임한 지난 19일 은 과거 밀양송전탑 보도와 진주의료원 폐업 등에 대해 '반성 뉴스'를 내보냈다.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는 구성원들의 반성에서 나온 결과물이었다. 아울러 MBC경남 노사는 이날 'MBC경남 정상화위원회' 설치에 합의했다. 노사 동수로 꾸려지는 위원회는 앞으로 과거 잘못된 관행과 적폐청산은 물론 미래에 대한 논의를 한다.

정대균 신임 사장이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정 사장은 'MBC경남을 다시 분리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현실적으로 진주와 마산으로 다시 분리하는 건 쉽지 않다"며 "회사를 분리하는 것보다 보도 기능을 분리해서 지역방송 역할을 제대로 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19일부터 뉴스데스크 경남 소식을 전할 때 동·서부경남 뉴스를 따로 제작하고 있다. 지역 밀착형 뉴스 생산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점차 라디오와 시사프로그램으로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1년 9월 1일 창원MBC와 진주MBC가 합병했다. 통합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특히 진주MBC와 진주지역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거셌다. 진주의 역사성과 지역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당시 정 사장은 통합 반대 투쟁 앞자리에 서 있었다.

정 사장은 "당시 나는 원천적으로 통합을 반대하지는 않았다. 광고나 사업 쪽, 경영은 통합을 해도 충분히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보도 기능은 통합을 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며 "서부경남 시청자들에게는 아쉽게 됐지만, 통합을 거쳐 MBC경남이라는 큰 회사가 생겼다. 동·서부 경남 구분없이 경남 전체를 아우르는 MBC경남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BC경남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을 지나오면서 언론노동조합 조합원과 비조합원 사이에 갈등을 빚기도 했다. 조직을 잘 추스르고 안정화해야 하는 것도 정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 사장은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어느 조직이나 갈등은 있다. 적어도 MBC경남에 근무하는 사람은 방송으로 자기 평가를 받고, 방송으로 답을 해야 한다. 이 원칙을 지켜나간다면 갈등은 충분히 치유될 수 있다고 본다"며 "앞으로 조직을 '국장책임제'로 운영할 것이다. 모든 국 운영은 국장이 자율적으로 하면서 국장 간 소통, 부장들이 잘 소통을 한다면 갈등은 이른 시일 안에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그러면서 "사장으로서 첫 출근이다. 어려운 시기엔 함안휴게소만 지나도 오기 싫어서 숨이 막혔는데, 오늘은 부푼 마음을 안고 왔다"며 "전문 경영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MBC경남 조직을 '으쌰! 으쌰!' 하는 분위기로 만들고 노사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으면 못할 일도 없다고 본다. 우리 선·후배들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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