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엔 '낭만 캠퍼스'
민에겐 '편안한 쉼터'
육상트랙·농구장 등 갖춰
지난해 펜스 설치도 완료
마산만 전경 또다른 묘미

경남대학교 화영운동장은 '조화'로운 곳이다.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화영동에서 딴 이름처럼 문화·월영동 주민에게는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한다. 가벼운 차림으로 마음 편히 찾아 여유롭게 산책한다.

대학생들에게는 낭만의 장소다. 기숙사를 바로 옆에 둔 터라 하루에도 몇 번씩 반가움과 아쉬운 이별이 교차한다. 술 한잔 걸친 청춘들이 미래를 이야기하며 트랙을 하염없이 걷는다. 가로등 아래에서는 남녀가 사랑스러운 말을 주고받는다.

같은 듯 다른 주민과 대학생은 '운동'으로 조화를 이룬다. 인조잔디 구장에서는 수시로 축구경기가 열리고 그 사이 육상트랙을 걷는 힘찬 걸음이 스민다. 농구 골대 밑에서는 리바운드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지고, 트랙을 전력 질주해 멀리뛰기를 해 보는 주민도 있다. 운동에 정해진 규칙도 방식도 없다. 학교든, 집이든 생활 속에서 쉽게 찾아 누리면 됐다.

경남대 화영운동장에서 육상트랙을 달리는 학생 모습. /이창언 기자

화영운동장은 지난 2008년 완공됐다. 현재 모습은 2007년 6월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지원받은 기금 3억 2300만 원과 대학 자체 비용 3억 3300만 원 등 총 6억 5600만 원의 사업비를 들여 1년간 공사한 결과다. 화영운동장은 5828㎡ 규모의 인조잔디구장과 100m 트랙 1개소를 포함한 320m 길이의 육상트랙, 족구장, 농구장 등을 갖췄다. 야간조명이 설치돼 연중 내내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겨울에는 인조잔디 보수와 축구장 펜스 설치도 마쳤다. 펜스에는 '새 단장을 축하한다'는 교수축구 동아리·회원 학생자치기구 측 현수막이 걸려 나부낀다.

경남대 관계자는 "시민과 학생 안전을 생각해 개·보수를 진행했다"며 "새롭게 단장한 운동장에서 더 편하게 운동하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보수와 동시에 이용수칙도 정비했다. 유료로 전환한 인조잔디구장은 사용료로 △1시간 5만 5000원 △2시간 11만 원 △3시간 16만 5000원을 받는다. 오전 6시~오후 6시 개방을 기준으로 하되 계절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단 애완동물·자전거는 입장이 불가하고 주류 반입이나 취사도 안 된다.

경남대 관계자는 "경남대 스포츠지도사연수원을 통해 인조잔디구장 이용 신청이 가능하다"며 "앞으로 이용 추이·불편사항 등을 살펴보고 점차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조잔디구장과 함께 화영운동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운동코스는 육상트랙이다. 계절에 상관없이 인근 주민은 걷기운동을 실천하고 봄·가을 개강하면 학생도 몰려든다. 체육학과 학생들이 줄지어 달리거나 강아지와 산책하는 주민 모습도 심심찮게 보인다. 트랙은 느린 걸음으로 10분 정도면 한 바퀴 완주가 가능하다. 잘 뻗은 100m 직선구간에는 4개 라인이 있어 서로 느리고 빠름을 겨루기도 좋다.

경남대 화영운동장에서 바라본 마산만과 문화동 모습. /이창언 기자

뛰거나 걷다가 지칠 때면 운동장 바깥쪽 계단에 앉아 휴식을 취하면 된다. 농구장 근처 계단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마산만·문화동 전경은 화영운동장이 안은 또 다른 묘미다. 그 반대편에 자리 잡은 무학산 자락도 답답한 가슴을 시원스레 뚫어준다.

트랙에서 만난 한 학생은 "약 2년 만에 복학을 앞두고 있다"며 "학교 근처 원룸에서 자취를 시작했는데 가까운 화영운동장에 자주 들러 운동한다"고 말했다. 이어 "깔끔한 시설과 강하게 내뿜는 젊음이 화영운동장 매력"이라며 "주민·대학생들과 함께 걷고 뛰다 보면 힘이 샘솟는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왕래하는 사람이 많이 저녁에도 안전하다"며 "주로 트랙을 걷는 편인데 경남대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있다 보니 오르막을 올라 들르는 것만으로도 벌써 운동이 된다"고 밝혔다.

이달 개강과 함께 화영운동장에는 다시 '조화로움'이 필 예정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기지개를 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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