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경남 어린이 글쓰기 큰잔치 수상작

우리 외갓집은 창원에 있다. 자동차를 타고 가면 10분만 가면 도착한다. 우리 가족은 외갓집에 자주 놀러간다. 올해 여름에부터 외증조할머니께서 들어와 같이 사신다. 우리는 그냥 왕할머니라고 부른다. 왕할머니는 연세가 88세이고, 머리카락이 하얗다. 키도 작으시고, 우리가 크게 말해야 알아들으시고 잘 대답해 주신다. 하지만 우리한테 용돈도 많이 주시고, 우리 삼형제를 무척 사랑하신다. 웃는 얼굴을 보면 왕할머니의 마음이 느껴진다.

외갓집에 가면 왕할머니와 이모랑 나랑 화투를 친다. 나는 화투 치는 게 정말 재밌다. 왜냐하면 그림이 얼굴이 작고, 모자를 쓰고, 우산을 들고 있는 사람, 두꺼비, 학, 새, 꽃 등 신기하고 재밌는 그림이 있어서 그렇다. 똑같은 그림을 맞추어 점수를 따는 규칙이 재미있다. 매일 왕할머니께서 이기지만 내가 이길 때도 있다.

왕할머니가 하는 화투는 '민화투'라고 하는데 똑같은 그림끼리 맞추고 나서 점수를 계산한다. 20점은 광, 비시마, 초시마, 풍시마이고, 30점은 청단, 홍단, 초단인데 나머지는 어려워서 왕할머니께서 다 계산해 주신다. 나는 화투치는 게 수학처럼 계산도 하고 그림 맞추기도 해서 재미있다. 그래서 엄마한테 화투를 사달라고 했다. 하지만 엄마는 왕할머니와 만날 때 화투를 치면 된다고 하셨다. 그리고 화투가 언제 시작됐는지 설명해 주셨다. 일본이 우리나라에 쳐들어 왔을 때 우리나라 사람들이 독립에 대해서 의논하고 생각 못하게 하려고 화투를 퍼뜨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엄마는 화투 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일본의 나쁜 생각으로 화투가 시작되었지만 나는 그래도 화투가 재밌다.

엄마가 화투를 치면 두뇌활동이 활발해진다고 말해 주셨다. 화투를 치면 계산을 해야 되고 계산을 하면 기억력이 좋아져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치매를 막게 되는 것이다. 왕할머니도 오후에는 마을회관에 가서 친구분들이랑 화투를 치신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영원히 뺏으려고 일본의 놀이를 우리나라에 퍼지게 했지만 우리나라는 그걸 머리쓰는 게임으로 하고 있다. 우리 왕할머니가 치매에 걸리지 않게 해주는 놀이가 되다니 일본보다 우리나라가 더 똑똑하다고 느꼈다. 나도 왕할머니와 화투를 치면 두뇌 활동이 활발해져서 선생님보다 똑똑해질 것 같다.

"왕할머니, 저랑 오래 오래 화투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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