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욕·집중력·체력' 3박자 모두 갖춘 스타 선수

육상 꿈나무, 육상계 신데렐라, 스타 선수…

양산 신주중학교 강효민(3학년) 양을 수식하는 단어는 서너 개다. 효민 양은 양산 성산초등학교 육상부 활동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4년 연속 전국소년체육대회 높이뛰기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해 최고 실력을 자랑한다. 홍승재 신주중학교 육상지도자는 효민 양이 '승부욕·집중력·체력' 3박자를 모두 갖췄다며 높이뛰기에 이어 육상 7종 경기 종목을 조금씩 지도하고 있다. 뛰기를 좋아한 소녀가 우연히 학교 대표 선수로 양산시 대회를 출전하게 됐고 기대주는 유망주로, 또 스타 선수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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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효민 양산 신주중학교 학생. / 김구연 기자

재능은 필연으로, 위기는 기회로

활발하고 달리기에 재능을 보인 효민 양은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만 해도 육상 80m 단거리 종목 선수였다. 효민 양을 유심히 지켜봤던 코치는 높이뛰기를 권했고 이듬해 효민 양은 '2013 교보생명 컵 전국 초등학교 육상대회'에서 여자 높이뛰기 5학년 부에 출전해 140cm 기록으로 덥석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후 효민 양은 승승장구했다.

2014년 '제43회 춘계 전국 중·고등학교 육상경기대회'에서 여자 초등학교 높이뛰기 부문에서 153cm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 당일 바람이 많이 불고 기온이 낮아 선수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효민 양은 자신의 최고 기록과 대회 타이기록을 세워 이목을 집중시켰다.

중1 때 운동을 시작 후 처음으로 위기가 닥쳤다. 발목 인대가 늘어나 6개월 정도 운동을 쉬게 된 것이다. 재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제44회 전국소년체전'에 참가해 동메달을 받았다. 이는 오히려 효민 양에게 자극제가 됐다.

"예상외 성적이 나왔을 때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보다 뭔가에 계속 화가 났어요. 당시 나와 경기해 이긴 언니를 다시 이겨야겠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운동을 했습니다."

이런 승부 근성은 효민 양을 지켜본 홍 지도자도 높이 평가하는 부분 중 하나다.

"운동선수가 내성적이고 꽁한 성격이면 실수나 성적에 너무 연연해 자연히 움츠러들게 마련입니다. 효민 양은 성격이 대범하고 활발해 긍정적으로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이후 2016년 '제45회 전국소년체전'에서 168cm를 넘어 금메달을, 올해 '제46회 전국소년체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했다. 효민 양은 올해 본인 최고 기록인 171cm를 뛰어넘으면서 4년 연속 높이뛰기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해 개인 통산 전국소체 금3, 동1의 놀라운 기록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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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효민 양산 신주중학교 학생. / 김구연 기자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해"

높이뛰기는 무조건 빨리 뛰어서 1등을 하는 게 아니라 공중 자세, 타이밍, 코너 각도 등을 빠른 시간 판단해야 하는 복잡한 운동이다. 달리는 속도 조절, 굴곡 있는 아치 자세, 타이밍에 맞춰 발을 빼는 등 순간순간 집중력이 요구된다.

"공중에서 몸을 최대한 위로 끌어올리는 자세를 만들고 유지하고자 순발력이 요구되는데 잘 안 될 때는 답답하기도 해요. 매 순간 긴장되고 심리적 압박감이 있지만 넘을 수 있다, 여기서 걸리면 끝이다, 할 수 있다 주문을 외우면 신기하게도 목표 높이 가로대를 넘어서게 됩니다."

효민 양은 뛰어난 집중력으로 연습 때보다 항상 실제 경기에서 최고 기록을 세운다. 흔히 말하는 무대 체질, 이 또한 재능이다.

효민 양이 높이뛰기에서 짜릿함을 느낄 때는 '역전의 순간'이다. 높이뛰기는 목표 높이에서 3회 실패를 하면 다음 높이에 도전할 수 없다. 3회의 시기 중 1회만 넘으면 다음 높이에 도전할 수 있다.

"경쟁 선수가 168cm 높이에서 1회에 성공하고 저는 2회에서 성공했어요. 171cm 높이에서 경쟁 선수는 2회 만에 성공했는데 제가 1회에 넘어 우승이 확정될 때 쾌감은 잊을 수 없습니다. 높이뛰기 종목의 매력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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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효민 양산 신주중학교 학생. / 김구연 기자

홍 지도사는 효민 양이 특히 높이뛰기 발 구름 동작이 다른 선수보다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육상 운동을 시작해 기본기가 탄탄한 것이 더 근본적인 이유가 될 테다. 홍 지도사는 효민 양의 남다른 체력과 힘은 육상 7종 종목에도 적합하다고 여겨 최근 조금씩 연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자 육상 7종 경기는 100m 허들, 높이뛰기, 포환던지기, 200m, 멀리뛰기, 창던지기, 800m 종목을 경쟁해 종합 점수를 환산, 성적을 겨루는 종목이다.

효민 양 또래 중학교 3학년 학생들 대개는 고교 진학 고민에 앞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갈피도 못 잡고 성적을 높이고자 공부만 하고 있다. 효민 양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잘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올해 청소년 국가대표로 선발된 효민 양 목표는 높이뛰기 국가대표다.

단기 목표는 내년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우승해 3연패 달성하는 것이다.

또 현재 키가 173cm지만 키가 더 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키가 클수록 중심이 높아져 높이뛰기는 유리하다는 것.

"같은 능력이라면 키가 1cm 크면 기록이 1cm 더 높아진다"고 말하는 다부진 표정에서 차근차근 1cm씩 효민 양 꿈에 다가서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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