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 따라 맺힌 청정한 기운 시원한 바람
내딛는 걸음걸음 어느 하나 부족함 없어라

경남 서북부에 자리 잡은 합천은 창녕·의령·거창·산청과 이웃하고 있으며, 북으로 경북 고령·성주와 접하고 있다. 경남 18개 시·군 가운데 가장 넓은 면적(983.584㎢)을 차지하고 있지만 산지가 72%(709.80㎢)를 넘을 정도로 크고 작은 산군(山群)이 많은 고장이다.

합천의 대표 산은 법보(法寶)사찰 해인사(海印寺)를 품은 가야산이다. 예로부터 '조선팔경' 또는 '12대 명산'의 하나인 가야산은 주봉인 상왕봉을 중심으로 두리봉, 남산, 단지봉, 남산제일봉, 매화산 등 1000m 내외의 연봉과 능선이 둘러 있다. 그 가운데에 해인사와 부속 암자가 자리하고 있다. 남산제일봉에 올라바라보는 경치가 압권이다.

거창과 접한 비계산, 두무산, 오도산 또한 그 산세(山勢)가 예사롭지 않다. 철쭉 대평원으로 유명한 황매산 역시 합천의 자랑이다. 악견산, 금성산, 허굴산, 의룡산, 가점산, 미숭산 등도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이처럼 많은 산이 지맥을 이루면서 북에서 동남으로 흐른다.

가야산·해인사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있다. 가야면사무소에서 해인사 들목까지 4㎞에 이르는 홍류동 계곡이다. 세상의 온갖 시름을 씻는 곳으로 물소리, 바람 소리, 새 소리 등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눈과 귀가 즐겁다. 이 계곡을 따라 조성된 '소리길'은 이로운 것을 깨닫는다는 의미의 소리(蘇利), 즉 '극락으로 가는 길'이란 불가의 뜻도 담겨 있다. 계곡 주변의 노송이 뿜어내는 청정한 기운과 물소리, 시원한 바람이 어우러져 몸과 마음을 씻어주는 소리길 산책을 떠나보자.

가야산 정상에서 본 풍경. 구름이 걷히면서 숨어 있던 봉천대가 드러났다. /유은상 기자 yes@
가야산 등산로 곁 운치 있는 숲.
가야산 상왕봉과 뒤편으로 솟은 칠불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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