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6 다음은?
딸은 가끔 어떤 분야(?)에서 그럴듯한 재능을 보이기도 해.
이를테면 글자를 가지고 놀 때인데.
'한'이라는 글자와 '원'이라는 글자를 놓고
결국, 같은 글자라고 했을 때 처음에는 뭔 말인가 했지.
'원'에서 '우'를 뒤집으면 'ㅎ'이 되고,
'ㅓ'를 뒤집으면 'ㅏ'가 되니,
'원'이 '한'과 같다는 설명을 듣고
유비가 제갈량을 만났을 때 기분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그런 딸이 이런 질문을 던지면 또 당황스러워.
"엄마! 236 다음에 뭐야?"
"응, 237!"
물론 모든 것을 다 잘할 필요는 없지.
산수 따위야 뭐.
2.수학? 미술?
재주 많고 심성 바른 딸이 수학을 힘겨워하는 게
어떤 면에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런 작은 약점(?)이 딸을 더 강하게 만들 거야.
초등학교 3학년 때였나?
유치원 때 수학 서술형 문제는 참 좋았다더군.
수학이? 서술형이? 어떤 문제였을까?
"남자 셋, 여자 두 명이 있습니다. 모두 몇 명일까요?"
정말 훌륭한 문제 아닌가?
얼마 전에는 이런 문자 메시지도 받았어.
"오늘 전개도를 배웠는데 난생처음 수학이 미술같았다능 >3<"
키스 마크까지. 후훗.
이승환 기자
hwan@idomin.com
2023년 3월부터 시민사회부 1호기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