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결함 분석 위해 봉인 해놨는데 무단 해체"
회사 "결과 기다릴 수 없어 미리 열어봐" 형사고발돼

K2전차에 장착할 예정이던 국산 파워팩에서 결함이 발생한 가운데 생산업체 S&T중공업이 무단으로 봉인을 풀었다가 당국으로부터 고발됐다. S&T중공업은 "결함 원인 조사까지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내린 조치"라고 해명했다.

파워팩이란 엔진과 변속기가 결합한 K2전차 핵심 부품으로 엔진은 두산인프라코어, 변속기는 S&T중공업이 만들었고 조립은 현대로템이 맡았다.

방위사업청은 K2전차 국산 변속기 결함 원인을 정밀분석하고자 봉인해놓은 변속장치를 S&T중공업이 무단으로 해제한 후 정비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2월 K2전차 2차 양산을 위한 국산 변속기 내구도 검사에서 일부 결함이 발견됐다. 독일 ZF사가 납품한 볼트에 균열이 발생해 변속장치 클러치 오일 압력저하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시험은 중단됐고 현재까지 검사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2017031702109954801001[1].jpg
▲ K2 전차./연합뉴스

방사청은 S&T중공업 관계자를 형사고발 조치했고, 계약심의위원회를 열어 K2전차 체계개발 업체 현대로템에 대해서도 부정당업체 제재를 할 예정이다. 부정당업체로 판정되면 일정기간 공공 입찰이 제한된다.

이에 S&T중공업 측은 "기술임원 등 엔지니어 2명이 C1 클러치 압력 저하 원인을 규명하고자 별도로 변속기에서 분리, 보관 중이던 변속장치에 설치된 봉인을 해제한 후 열어봤다"며 "다른 부품을 조사한 결과 모두 정상이었기 때문에 이제까지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볼트 손상에 따른 변속장치 내부 누유가 압력저하 원인일 것이라고 기술적으로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당 엔지니어들은 군 전력화 일정 차질에 대한 부담감과 K2전차 2차 양산을 위해 내구도 시험을 빨리 끝내야 한다는 책임감에 독일의 원인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며 "변속장치가 봉인된 채 독일로 이송됐다면 독일 업체가 1차 원인을 규명하는 데만 2~3개월 이상 걸렸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S&T중공업 측은 "결과적으로 국내 기술진의 기술적 판단으로 K2 전차 국산 변속기 내구도 실험 중 발생한 C1 클러치 압력저하 원인을 이른 시일 안에 명확하게 밝혀낼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