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마산시의원을 지낸 이와 함께 식사를 했다. 그는 대뜸 "내년(2016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결코 과반을 못 얻는다"고 단언했다. 정권 재창출을 했지만 여전히 나이 든 사람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젊은 사람들과 조직에는 제대로 기회나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즉, 하부동력이 상실된 새누리당은 참패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결과론적으로 그의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한 걸음 더 나아가보자. 왜 권력을 잡았음에도 새로운 사람에게 기회나 보상을 제공할 수 없을까? 기존에 있던 사람들이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것이 첫 번째요, 새로운 이해관계나 자리를 창출할 수 없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다. 왜 새로운 이해관계나 자리를 창출할 수 없을까? 대한민국은 사회경제적으로 이미 정체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과거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이력서가 수백 장씩 쌓였다고 한다. 고도성장기에는 국회의원이 그 많은 이력서를 처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국회의원이 공기업 말단 사원 인사에 개입했다가 언론에 망신을 당하는 세상이다. 국회의원만 그런 것이 아니다. 지역 토호도 과거엔 대기업에 할당된 '몫'이 있어 전화 한 통으로 일자리를 마련해 주곤 했었지만 지금은 어림없는 일이다. 기성 정치는 이렇게 근본부터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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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순실 사태 이후 더욱 '챙겨주기'는 어려워질 것이고, 기성조직이나 토호에 기대기보다 대중의 지지를 얻는 방향으로 빨리 전환하는 쪽이 살아남을 것이다. 하지만 당장 야권부터 걱정이다. 만일 정권교체에 성공한다면 지난 10년간 고생한 이들이 득달같이 이권이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골치를 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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