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창명가 '곱돌이'

더위에도, 추위에도 뜨끈한 국물 요리는 사시사철 입맛을 당긴다. 창원시 진해구 근대건축물들이 이어지는 곳에서 곱창 전골집을 찾았다. '곱창명가'라는 수식어를 붙인 '곱돌이'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중국집 바로 인근에 프랜차이즈 풍(?)의 깔끔한 음식점이다. 알고 보니, 곱돌이는 진해에만 직영 매장이 3곳이나 있다. 중앙점, 석동점, 용원점이 있다.

공경배(48) 대표는 첫 가게인 중앙점을 1999년에 문을 열었다. IMF 외환 위기로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새로운 길을 찾던 중 곱창집이 눈에 들어왔다. 곱창을 좋아했던 그는 남들과 다른 음식점을 선택하고 싶었다. 곱창집은 경쟁 점포가 많지 않고, 특수 부위다 보니 요리가 쉽지 않다.

가게를 열기 전 전국의 유명 곱창집을 찾아다녔다. 장점을 벤치마킹하면서 자신만의 곱창구이점을 만들었다. 그런데 지역에서 가격이 높은 구이점은 오래 버틸 수 없었다. 비싼 탓에 수요가 적었다. 그래서 국물 요리를 좋아하는 지역 특성에 맞춰 전골 요리를 내세우게 됐다. 지금 메뉴에 올라있는 곱창전골과 철판 요리가 주요리로 자리 잡게 됐다. 희소성이 있는 곱창전골집은 2005년 석동점, 2008년 용원점까지 열게 됐다. 2008년에는 한국음식대전 대회장상까지 수상하기에 이른다. 2012년부터는 창원시에 선정한 '창원맛집'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대표메뉴는 '불곱낙철판'과 '양곱창전골'

대표메뉴 중 하나인 불곱낙철판과 양곱창전골을 주문했다. 메뉴판을 들여다보면, 곱창을 먹지 않는 사람, 곱창을 즐기는 사람을 위한 메뉴가 다 준비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곱창을 먹지 않는 이들을 위해서는 불고기 메뉴를 마련해뒀다.

나무로 된 식탁이 깔끔하다. 식탁에 불판이 노출되지 않는 탓이다. 인덕션 렌지인 '언더렌지'가 내장돼 있어서 외관도 깔끔하고, 안전해 보였다. 보통맛, 순한맛, 매운맛을 5단계로 세분화해서 주문할 수 있게 돼 있어서, 보통맛을 골랐다.

불곱낙철판은 소불고기, 한우곱창, 낙지가 든 철판 요리다. 샐러드와 소 특양구이가 든 흑임자 죽이 전채요리로 나왔다. 부드러운 흑임자 죽이 속을 편안하게 해준다. 메인 요리는 주재료와 채소, 양념장에 치즈, 수제비떡도 곁들여져 있었다. 기호에 맞게 치즈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매콤한 양념에 쫄깃한 곱창과 낙지가 잘 배합됐다. 건더기를 건져 먹고, 부추, 김, 당근, 치즈, 참기름을 넣고 볶아 먹으니 일품이었다.

소양, 한우곱창, 소불고기가 든 양곱창전골은 전골인 만큼 육수에 많은 공을 들였다. 소 사골을 48시간 이상 끓여서 육수로 만들어낸다고 했다. 우거지를 넣는 것도 이 집만의 특색이다. 곱창 특유의 냄새가 많이 나지 않고, 쫄깃한 식감과 깊은 육수 맛이 어우러지게 했다.

식사 후에는 식혜와 아이스크림이 디저트로 나왔다.

"곱창이 비위생적이라는 건 편견"

공 대표는 곱창이 비위생적이라는 건 편견이라고 한다.

"곱창집이 비위생적이라는 편견을 없애고자 맛을 낼 때도, 음식을 내는 시설에도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전골도 재료를 한꺼번에 넣고 섞어 먹는 데 그치지 않고, 음식을 낼 때부터 시각적으로도 깔끔해 보일 수 있게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한때 TV에서 일명 '분변 돼지 곱창'이라는 이름으로, 곱창이 비위생적이라고 소개하면서 곱창 가게들이 타격을 입기도 했다.

"소, 양 등 반추동물에 곱창이 있습니다. 돼지에는 창자가 있습니다. 돼지 창자와 소 곱창은 다릅니다. 소 곱창은 삶기만 해도 될 정도로 깨끗합니다."

직영점 3곳에서 일정한 맛을 내고자 인근에 본부인 물류센터를 두고 이곳에서 육수, 양념, 주요 음식 재료 등을 공급한다. 동일한 레시피로 같은 맛을 내고자 한다. 반찬 하나까지 무게를 재서 동일하게 내고자 노력한다. 김해 주촌면에서 구입한 소고기, 곱창 등을 음식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1주일에 곱창 250㎏, 불고기 150㎏ 등을 사용한다. 채소는 농산물도매시장에서 쌀은 함안 무농약 쌀을 사용한다고 했다. 모든 식자재를 생산자에게 직접 가서 사온다고 강조했다. 유통회사를 거치지 않고, 거의 직거래 방식으로 해서 신선하게 재료를 들여온다는 것.

곳곳에서 세심함이 돋보인다. 음식점은 회원가입을 하면 할인권 등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창원, 부산, 김해 지역 등의 회원만 2만여 명에 이른다고 했다. 혼자서도 식사할 수 있는 메뉴도 개발했다. 화장실에는 일회용 칫솔, 탈취제 등도 갖췄다. 아이들 놀이방도 있다. 집에서 먹을 수 있게 포장도 가능하다.

"곱창을 못 드시는 분, 곱창만 좋아하시는 분, 불고기를 좋아하시는 분 모두 이곳에서 기호에 맞게 식사를 즐기실 수 있게 준비했습니다. 단체, 가족 단위 손님이 많은 편입니다. 어찌 보면 드시기에 가격이 싸지 않은 것 같지만, 고기집보다 저렴하다고 봅니다. 앞으로 청년들이 이곳 음식점에서 교육을 받고, 동업 형태로 새로운 직영점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메뉴 및 위치>

곱돌이 철판 소 (3만 3000원), 중 (4만 1300원), 대 (4만 9500원)

불곱낙 철판 소 (3만 6000원), 중 (4만 5000원), 대 (5만 4000원)

곱돌이 전골 소 (2만 9000원), 중 (4만 3500원), 대 (5만 8000원)

양곱창 전골 소 (3만 2000원), 중 (4만 8000원), 대 (6만 4000원).

위치

창원시 진해구 중원서로 58(중앙점).

전화

055-547-97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