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의 말씀은 이어진다.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나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케 하려 함이로다.'

예수는 새로운 사상을 전파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거짓 선지자를 대적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이미 갖추어진 하늘의 말씀, 그것을 드러내어 완전케 하려 함이라고 했다. 완전한 것은 사람의 일이 아니기에 하늘의 가르침을 나타내기 위해서 왔다고 선언한 것이다.

'만일 네 오른 눈이 너로 실족케 하거든 빼어 내버리라. 네 백체 중 하나가 없어지고 온몸이 지옥에 던지우지 않는 것이 유익하니라.'

인간은 더럽고 명예롭지 못하고 관음(觀淫)하기를 예사로이 하여 때문에 예수는 눈이 잘못한 데로 빠지면 차라리 빼어버리는 게 낫다고 한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그것이 죄인 줄 모르고 구덩이에 빠진 삶, 의롭지 못한 인생이 되고 만다고 단도직입(單刀直入)의 화법을 써서 깨우침을 알리고 있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도무지 맹세하지 말지니 네 머리로도 말라. 이는 네가 한 터럭도 희고 검게 할 수 없음이라.'

맹세를 마라고 한 것은 무슨 말일까? 머리로도 맹세하지 말지니 머리털 하나라도 희고 검게 할 수 없기에 그것은 전능한 하늘이 한 것이라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기에….

'너희가 너희를 사랑하는 자를 사랑하면 무슨 상이 있으리요. 세리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또 너희가 너희 형제에게만 문안하면 남보다 더하는 것이 무엇이냐. 이방인들도 이 같지 아니하느냐.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

가족을 사랑하는 것은 가족이 자기를 사랑하기에 주고받는 것이고 이기(利己)이며, 당시 가장 가혹한 사람이었던 세리들도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드디어 예수는 원수마저 사랑하라고 갈파한다. 너를 핍박하는 무리를 위해 기도하라고 가르친다. 동물의 근성을 버리고 하늘의 아들, 즉 군자(君子)가 되어야 함을 가르친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같이 온전(穩全)하라 하였는데 온전이란 말은 본바탕 그대로라는 뜻이다. 하늘은 피아(彼我)를 가르지 않고 햇빛과 비를 내려주시는 분이고 인간도 그와 같이 온전함을 회복하자는 것이며 무위법(無爲法), 곧 하염없는 법을 가르치시고 있다. 따라서 맹세는 거짓되기 쉬워 맹세를 마라고 한 것이 아니라 본다.

'또 너희가 기도할 때에 외식하는 자와 같이 되지 마라. 저희는 사람에게 보이려고 회당과 큰 거리어귀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하느니라.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기도는 손바닥을 맞대어 비는 행위인 빔인데 외식(外飾, 겉으로 장식하는)하는 사람같이 하지 말라 하심이다. 속으로 욈이지 드러내려 하고 사람들 앞에서 보이려하는 것은 기도가 아니라는 말이며 신독(愼獨, 혼자 있을 때 삼가라)하라한 유교의 가르침 그대로다.

'너희는 금식할 때에 외식하는 자들과 같이 슬픈 기색을 내지 마라. 저희는 금식하는 것을 사람에게 보이려고 얼굴을 흉하게 하느니라.'

가식하지 말고 거짓으로 흉내 내지 말라는 지당한 말씀을 예수는 새로운 목소리로 복음(福音)으로 전하니 어찌 전율치 않겠는가?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천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가 어찌 의복을 위하여 염려 하느냐.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를 생각하여 보라. 수고도 아니 하고 길쌈도 아니 하느니라.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솔로몬의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였느니라.'

먹고 살기 위해 목숨이 중하여 사람은 재산을 모으고 쌓는다. 그러나 예수는, 천부께서는 하늘에 나는 새에게도 그들이 농사를 짓지 않고 추수로 거두지도 아니하지만 먹고 살게 만들어 주심을 알려주고 있다. 욕심을 버리라고 타이른다. 명품에 목매는 인간들에게 들의 백합화를 말씀하신다. 백합꽃은 그 입은 옷이 아름답고 영롱하지만 일부러 누가 손을 본 것이 아니요, 길쌈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 누가 옷을 만들어 주었나. 하느님이 절로 하신 것이라고 전파한다. 그런데 유대 최고의 황금기의 왕이었던 솔로몬의 영광스러운 보좌도 들꽃 하나만도 같지 못하다는 것이다. 역설의 진리이며 사실 아닌가? 삼성그룹의 회장이 만든 IT기술로 들의 백합화를 만들 수가 있는가? 한겨울의 추위를 뚫고 피어나는 매향(梅香)을 어떤 유위법(有爲法)으로 재생시킬 수 있는가? 그것은 하나로 늘 계신 하늘님의 하염없는 조화요 은혜인 것이다. 따라서 인간들이여 먹고 입는 데 탐닉하지 말거라. 땅에서 둔 그것은 '좀이나 동록(銅綠)이 해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고 도적질하느니라'라고 하여 하늘의 뜻을 전한 이는 눈멀고 귀먹은 인간 세상에 하늘의 문을 두드리게 하는 복음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서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라.'

<마태복음 산상수훈>의 복음은 이 한마디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갖은 예시로서 전한 것이다.

부활, 중생(重生), 거듭남은 인간이 살면서 정신적 혁명을 일으킬 때 가능한 것이라서 때 묻고 더럽혀진 이 몸과 얼에 다시 날 수 있는 약수를 붓고 있는 것이다.

<마태복음> 중에서도 금과옥조(金科玉條)의 구절을 골라서 글쓴이가 이해하고 느낀 만치 다석의 사상으로 강독해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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