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램블 에그

이번 달도 지난달과 비슷하게 시작해 죄송하다. 인기 절정의 외식 경영인 백종원 아저씨 이야기다.

tvN <집밥 백선생>을 보니 다양한 계란 요리를 만든다. 가장 인상적인 건 간편한 데다 맛까지 좋은 스크램블 에그였다.

예의 그는 우유·생크림은 물론 설탕을 아무렇지 않게 넣었다. 우유·생크림은 동의하진 않지만 많이들 애용하니 그렇다 치고 설탕이라니.

세상 모든 음식을 달고 달고 또 달게 만들려고 작정한 모양이다. 단맛은 순간적인 만족은 줄지 몰라도 금세 물리게 된다.

과도한 양념은 계란 자체, 식재료 자체의 풍미를 해치는 길임은 물론, 식재료마다 변별력도 없앤다. 건강에도 좋지 않다니 써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소금 약간이면 충분하다. 거기에 부드러움과 고소함을 더할 버터 약간.

우유나 생크림도 제외하길 권한다. 유튜브를 검색하면 영국의 유명한 요리연구가 제이미 올리버가 스크램블 에그를 만드는 영상을 볼 수 있다. 영국식·프랑스식·미국식 다 소개하는데 그 역시 소금과 버터만 쓴다.

<허핑턴포스트>에 음식 관련 칼럼을 쓰는 앨리슨 스피겔은 좀 더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그는 우유를 넣었을 때와 안 넣었을 때를 비교하며, 전자가 계란의 질감과 풍미를 망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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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램블 에그./고동우 기자

"계란의 순수한 맛을 원한다면 계란만으로 만드는 게 좋다. 훨씬 더 풍부하고 크리미한 계란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래된 습관은 고치기가 힘들다. 의문이 든다면, 일단 계란만으로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어 보라. 한 번 맛보면 예전으로 돌아가기 힘들 거다."

본론으로 들어가자. 사실 기자가 주저리주저리 떠드는 레시피를 읽느니, 앞서 소개한 제이미 올리버 영상을 보고 따라하는 게 낫다.

버터를 올린 팬이나 냄비에 소금 약간 뿌린 계란을 넣고 중~약불에서 슥슥 '만져' 주기만 하면 된다. 어느 정도 뭉치기 시작하면 아예 불을 끄고 팬의 남은 열로 익히는 것도 잊지 말자.

완성됐을 때 겉은 뻣뻣하게 말라 있어선 안 되며, 손대면 톡 하고 터질 것처럼 말랑말랑 부드러워야 한다.

취향에 따라 후추나 파슬리 약간을 뿌려 먹는 것도 좋다.

빵, 샐러드와 함께 간단한 아침식사로 어울리는 음식이다.

닭가슴살 스테이크

기왕 닭으로 시작했으니 닭으로 마무리 짓자.

닭가슴살은 통조림 등 가공제품을 많이 먹는 거 같다. 마트에 가면 포장만 뜯어 그대로 먹거나, 전자렌지에 몇 분 돌리기만 하면 되는 가공품 천지다.

가끔은, 아니 되도록이면 이런 제품은 멀리하고 싱싱한 닭가슴살을 사다 직접 조리를 해보자. 대체 내가 왜 저런 깡통을 먹어왔는지 후회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다양한 요리에 쓰이는 닭가슴살이지만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스테이크 만드는 법을 알아보자.

닭가슴살은 지방이 적어 많이 퍽퍽한 부위다. 소금과 후추, 로즈마리 같은 허브를 뿌려 그대로 구울 수도 있지만, 그때문에 좀 부담스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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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가슴살 스테이크./고동우 기자

부드러움을 더하려면 물기를 없앤 닭가슴살을 올리브유와 소금, 후추, 허브 등에 재놓았다가 구우면 된다. 화이트와인이나 마늘즙은 잡내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렇게 잰 닭가슴살은 길게는 3~4일까지 냉장 보관 가능하다.

그 다음은 일반 스테이크 굽는 것과 똑같다. 실온에 1시간 이상 꺼내놓은 닭가슴살을 아주 강한 불에 굽는다.

실온에 미리 꺼내는 건, 고기 온도를 높여 바삭하게 잘 익히고자 함이다. 고기가 차면 팬도 그만큼 빨리 식고, 강한 불의 효과가 떨어진다. 물이 많이 나와 굽는 게 아니라 삶는 게 될 수도 있다.

겉면은 노릇노릇해야 하며 속은 너무 익지 말아야 한다. 소고기처럼 미디움이나 미디움 웰던으로 먹어도 아무 문제 없다.

이렇게 만든 닭가슴살 스테이크는 샐러드와 보통 함께 먹는다. 오리지널 닭가슴살 샐러드에서 닭가슴살은, 통조림 닭가슴살이 아니라 센불에 잘 구운 닭가슴살이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발사믹 식초와 올리브유로 만든 소스를 샐러드 채소에 뿌리고 닭가슴살 스테이크와 함께 먹어보자. 방울토마토를 곁들이면 금상첨화겠다. 느끼하고 고소한 닭가슴살과 시큼한 토마토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닭가슴살 스테이크나 샐러드는 물론 술안주에도 좋다. 맥주도 어울리지만 레드와인을 추천한다.

사실 와인만 있으면 굳이 샐러드도 만들 필요가 없다. 와인의 시고 떫은 맛이 닭가슴살의 느끼함을 잘 다스려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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