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 경남-대중가요 속 경남]인디 컨트리가수 조용호 씨

컨트리음악을 하는 인디가수 조용호(32)는 함안에 산다. 자칭 '함안 통기타 가수'다. 그는 노래 제목에 유달리 구체적인 도내 지명을 많이 쓴다. 그중에서도 '상남동 노래'와 'Full of peace, 함안'은 제목뿐 아니라 가사 자체도 지역적인 내용이다.

"창동은 옛날에 죽었고 댓거리도 망해 가는데/ 아이고 이게 뭐야 상남동에도 주말에 사람이 없다/ 길바닥은 얼어붙었고 사람들의 귀도 얼어붙었네/ 분수광장 모퉁이에 기타밴드여 슬픈 노래를 불러라" ('상남동 노래' 중, 작사·작곡 조용호)

"어계선생 집터에 놀러 갔다가 채미정에서 한숨을 자고/ 고려동 돌담길을 쓰다듬다가 문득 자양산을 보내/ 당신은 가보았나 남쪽 나라에 지금은 버려진 곳에/ 따사로운 햇살 집집마다 수박이 열리는 곳" ('Full of peace, 함안' 중, 작사·작곡 조용호)

조용호는 지역을 소재로 노래를 만드는 것이 자신에게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한다. 컨트리음악이라는 장르 자체가 일상, 주변 이야기를 소재로 많이 쓰는 까닭이다.

'상남동 노래'는 지난 2012년 겨울 만들어져 싱어 송 라이터 조용호의 탄생을 알린 곡이다. 창원에 대학 후배가 하는 공연을 보러 갔다가 나도 노래를 만들어보자며 만들었단다. 창원 번화가 상남동 거리에서 느낀 쓸쓸함을 표현했다고 한다.

'함안 통기타 가수' 조용호 공연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가사 중에서 옛 마산의 번화가 창동과 댓거리를 '죽었다', '망해간다'고 표현한 것은 지난 시절 문화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가 사라지고 상업화되어가는 것이 안타깝다는 의미다.

'Full of peace, 함안'은 작정하고 함안을 노래하자며 지난해 여름에 만든 곡이다. 인디 포크가수지만 어르신들도 좋아할 만한 노래를 만들자는 생각도 했다.

노래에 나오는 장소들은 젊은이들에게는 고리타분할지도 모르지만 나름 되새겨볼 의미가 많은 곳이라고 조용호는 말한다. Full of peace는 함안을 영어로 풀어 쓴 것이다. 가득할 함(咸)과 편안할 안(安)으로, 평화로 가득한 함안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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