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 경남]경남 조선산업의 현재와 미래

조선산업은 세계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더구나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수출 중심이다. 경쟁국이라 할만한 일본이나 중국보다 내수시장이 거의 없다. 세계 경기에 따라 휘청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조선산업은 기본적으로 생필품 같은 소비재가 아니다. 어느 상품이나 수요주기라는 게 있지만, 소비재는 일반적으로 수요 변동성이 작은 반면, 선박과 같은 대규모 제품은 그 수요 변동 폭이 소비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중략) 조선산업은 일반적으로 수요산업인 해운산업의 영향을 받고, 해운산업 역시 세계 경기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수요 변동폭은 다른 어느 산업보다 크다." (이경목·박승엽 2013)

특히 경남은 다른 지역에 비해 조선해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한국은행 경남본부 자료를 보면 현재 경남에는 대형조선사 2곳, 중형조선사 6곳 그리고 40여 곳의 소형조선사가 있다.

지난 2012년 기준으로 경남지역 제조업 중 이들 조선 기업들의 생산액은 전체 25.1%, 종사자 수는 19.4%를 차지한다. 조선산업 경기에 따라 지역 경제가 울고 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경남지역 조선사들이 겪는 위기에 관심을 쏟아야 하는 이유다.

2012년 기준 도내 조선산업 종사자 수는 제조업 노동자의 19.4%를 차지한다. 조선산업 경기에 따라 지역 경제가 울고 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진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퇴근길 모습. /이서후 기자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대형조선사 두 곳은 컨테이너선, LNG선 등 기술 경쟁력이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수주하며 근근이 버티고 있다. 최근에는 해양플랜트 사업까지 진출했지만 기술과 경험이 부족하고 주변에 관련 업체도 적어 아직은 든든한 구석이 되지 못한다.

경남지역 중형조선사들은 조선 경기 침체로 수주량이 줄면서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렸다.

한때 건조량 기준 세계 4위 조선사로 이름을 날리던 STX조선해양은 한바탕 구조조정을 겪은 후 이제 겨우 숨을 돌리는 모양새다.

나머지 중형 조선사들은 여전히 전전긍긍이다.

최근 불거진 성동해양조선과 SPP조선 유동성 위기는 경남 지역 중형조선사들이 실제 어느 정도 위험에 처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물량이 줄어 수주 경쟁은 더 치열해지는데다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조선소들이 빠른 속도로 추격해오고 있다.

어쩌면 지금 제일 힘든 것은 소형조선소들일지도 모른다.

한국은행 경남본부 자료를 보면 경남지역 소형조선소 중 종사자 수 10명 미만인 업체가 전체 83%로 전국 평균(56%)보다 훨씬 많다. 이들 소형조선소는 기술 수준이 매우 낮아 최근 늘어난 친환경·고효율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참고자료 <한국 조선산업의 성공요인>(이경묵·백승엽,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3), <중국 조선산업 및 국내 중소조선산업 경쟁력 현황>(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2015), <경남지역 조선해양산업 현황 및 시사점>(한국은행 경남본부,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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