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 경남]경남의 성씨-혈연과 정치권

우리 사회, 특히 정치권이나 선거국면에서 혈연관계는 그 위력을 발휘한다. 종친회가 어떠한 자세를 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오가기도 하고, 출마 교통정리를 해 주기도 한다.

지난 2007년 함안군수 재선거에서 '함안 조씨' 후보 두 명이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결국 조영규 후보가 조현룡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다.

하지만 선거 후 함안 조씨 종친회 사람이 조영규 군수를 고발했다. 조 군수가 '영규 일족에게 문중 전체의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기로 결의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1만 5000명에 이르는 함안 조씨 사람들 표심이 왜곡됐다는 주장이었다. 애초 선거 때부터 두 후보를 놓고 문중 내에서도 갑론을박하던 것이 터져 나온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함안 조씨'가 이 지역에서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걸 잘 말해준다. 최근 재선거 포함한 7차례 함안군수 선거에서 '함안 조씨' 후보는 지난 2014년을 빼고는 빠지지 않고 출마했다. 이 가운데 '함안 조씨' 후보가 3번 당선되었다.

국회의원 선거구는 함안이 의령·합천과 묶여 치러지기에 그 영향력은 덜하다. 이에 12∼1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함안 조씨' 후보가 이 지역에서는 몰표를 받았지만, 전체 득표율에서는 역부족을 실감하며 3차례 내리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두 차례 선거에서는 '함안 조씨' 후보가 당선되었다.

지난 2012년 총선에서는 진주 을에서 강갑중·강병기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진행했다. 한 사람은 친여, 또 한 사람은 진보 성향이었기에 타당성은 부족했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진주 강씨' 문중에서 '같은 강씨끼리 다투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정서가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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