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 월영광장과 의창구 의창동 소계광장을 잇는 큰 도로를 3·15대로라 부릅니다. 이 도로는 지난 1982년 9월 경남에서 열린 전국체전에 맞춰 개통했는데, 이전에는 (마산)중앙로라고 불렀습니다. 지난 2005년 3·15대로로 바뀌었습니다. 3·15의거라는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도로를 따라 3·15의 역사가 흩어져 있습니다. 특히 마산합포구 상남동 육호광장교차로에서 마산합포구청까지 구간에 관련 흔적들이 집중해 있습니다. 그래서 제안해 봅니다. 3·15의거 역사탐방로! 자 그럼 저를 따라 걸어볼까요.

시작은 아무래도 오동동 문화의거리에 있는 '3·15의거 발원지' 표지에서 시작해야겠군요. 표지는 청동으로 만들었는데 거리 바닥에 있습니다. 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이 표지판의 옆 건물(→)에는 1960년 3·15의거 당시 민주당마산시당부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날 이승만 독재정권이 대통령선거에서 온갖 부정선거를 획책하자 민주당원들이 이에 항거, 시내로 뛰쳐나감으로써 3·15의거의 도화선이 되었다. 그날의 발원지에 큰 뜻을 새긴다." (2005. 3. 15)

당시 민주당 건물은 지금 상업용 건물이 되어 있습니다.

표지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계속 걸으면 불종거리가 나오는데요, 분노한 민주당원과 시민들이 뛰쳐나간 곳입니다. 불종거리를 만나면 길을 건넌 다음 왼쪽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당시 시위대도 우르르 이 도로를 따라 걸었겠지요? 참여성병원을 지나고 공영주차장을 지나 오른편으로 꺾어듭니다. 쭉 가다 보면 왼편으로 창동치안센터가 보입니다. 3·15의거 당시 남성동파출소가 있던 자리입니다. 그날 밤 시위로 불탔던 곳입니다. 창동치안센터 건너편으로 3·15의거 기념 조형물이 서 있습니다.

창동치안센터를 지나 그대로 길을 이어 걷습니다. 가다 보면 3·15대로와 만나는데, 대로를 가로질러 계속 직진합니다. 다시 3·15대로를 만날 즈음에 오른편으로 3·15의거 기념탑이 나옵니다. 3·15와 관련한 대표적인 상징물입니다. 매년 기념일이면 이곳에 흰 국화가 놓여 있습니다.

3·15기념탑을 잠시 둘러보고 이번에는 3·15대로를 따라 걷습니다. 80m 정도를 더 가면 무학초등학교가 나옵니다. 그곳에 3·15의거 당시 총격 현장을 복원한 담장이 있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원래 담장에 있던 흔적이 많이 지워졌었는데, 아예 새로 복원을 해버린 것입니다. 총탄이 박힌 곳의 높이를 보면 당시 경찰이 시위대의 머리와 가슴을 향해 총을 쏘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잠시 담장을 쓸어보다가 계속 3·15대로를 따라 걷습니다. 경남데파트와 완월파출소를 지나면 경상남도 마산의료원이 나오는데요. 길가 녹지에 검은색 비석이 하나 서 있습니다. 4·19혁명 진원지 표지입니다. 당시 마산의료원에 3·15의거 때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마산 앞바다에서 발견된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었거든요. 이 때문에 4월 11일부터 2차 마산의거가 일어나고 이것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4·19로 확대됩니다.

마산의료원을 지나 계속 걸으면 곧 왼편으로 마산합포구청이 보입니다. 당시 마산시청이 있던 자리입니다. 부정선거 개표장으로, 시위대가 총탄에 맞서 기어이 가고자 했던 곳입니다.

자 이제부터 조금 많이 걸어야겠습니다. 김주열 열사 시신인양지로 향할 거거든요. 마산합포구청 쪽으로 길을 건넙니다. 구청을 왼편으로 끼고 해안도로 쪽으로 내려갑니다. 해안도로를 만나면 일단 길을 건넙니다. 그리고 오른편으로 돌아 조금 더 걷습니다. 아우디 대리점을 지나 폭스바겐 대리점이 나오면 그것을 끼고 왼편으로 접어듭니다. 바닷가 철조망이 나올 때까지 계속 걷다 보면 김주열 열사 시신인양지 조형물이 나타납니다. 조형물 뒤로 한창 진행 중인 마산해양신도시 매립 공사 현장이 보일 겁니다.

일단 3·15의거 역사 탐방은 이렇게 끝이 납니다. 시간이 나시면 마산회원구 구암동에 있는 국립 3·15 민주묘지나 마산합포구 산호동 마산용마고등학교 앞에 있는 김주열 열사 흉상, 마산합포구 성호동에 있는 3·15기념비도 둘러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