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 잡고 존재감 높이고 지지기반 넓히고

박원순 18.1% - 문재인 16.2% - 김무성 12.2% - 홍준표 7.4% - 김문수 7.1% - 안철수 6.4%.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올해 1월 2일까지 4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여섯 명의 후보 중 무려 세 명이 경남 출신 정치인들이다.

그렇다면 대선 후보군에 속한 경남 출신 정치인들이 풀어야 할 숙제는 뭘까? 경남 출신 여야 정치인 7명을 뽑아 분석했다.

박원순(창녕) = 당내 입지나 정치적 역량에선 평가를 유보할 수밖에 없는 상황. 결국 선거란 당이 움직이는 것이므로 정치행위가 개입될 수밖에 없다. 시민운동가와 서울시장의 자리는 정치인의 행보와는 차이가 있다. 지난 대선 문재인의 경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당내 기반이 취약할수록 정치 기술이 필요하다. 당내 비주류였던 노무현도 단일화와 같은 정치행위를 통해 대통령에 올랐다. 또한 수도권 착시현상에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 노무현을 만들었던 세대들이 이젠 40~50대가 됐다. 아파트값에 흔들리지 말라는 법이 없다.

문재인(거제) = 지난 대선 패배에 대한 당내 반발을 어떻게 잠재우느냐가 관건. 때문에 다가올 전당대회가 중요하다. 자신은 대선이 중요하지 않다고는 하나 대선을 향해 가는 길에 이번 전당대회는 아주 중요하다. 또한 영남지역 노년층에 어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신의 장점을 내세우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가치로 노년층을 잡을 수 없다. 결국 감성에 호소할 수 있는 건 개인의 스토리다. 박원순과 당내 경선도 결국 누구의 스토리가 유권자들 마음을 움직이느냐에 달렸다.

홍준표(창녕) =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서 뉴스의 주인공은 됐지만 그것이 언제까지 유효할지는 미지수. 또한 그가 생각하는 보수의 정책적 지향점은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형세다. 지난 대선에서 '경제 민주화'나 '복지'가 화두였던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반대하고 풍자하는 건 만평가나 평론가의 일이다. 홍 지사는 이름이 덜 알려져 대권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것이 아니다. 홍준표만큼 유명한 정치인도 드물다. 그러니 종편 출연을 자제하고 도민의 삶을 돌보는 것이 대권으로 가는 길이다. 지금 도정에서 펼치고 있는 장밋빛 청사진이 차기 대권에서 검증의 부메랑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러니 옳은 말을 하는 참모를 가까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홍 지사 주변엔 아부하는 참모와 언론밖에 없다.

박영선(창녕) = 원내대표 시절 마신 독배가 어떻게 작용할지 미지수. 현재로선 사퇴 이후 존재감이 낮아진 상태다. 그러나 뚜렷한 여성 주자가 없다는 점에서 언제든 뉴스의 중심에 나올 수 있는 조건이다. 또한 정동영 신당 창당도 주요 변수다. 어떤 판단을 하더라도 이명박에 맞섰던 몇 안 되는 정치인이었음을 잊지 말고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김두관(남해) = 정치인은 누구나 치명적인 잘못된 선택을 한 번쯤은 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은 난감하다. 정치인의 선택이란 결국 결과의 문제다. 김포에서 보여줬어야 했지만 실패했다. 문제는 이제 더 이상 참신하지도 뚝심 있게 보이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아이돌 스타가 오래갈 수 있는 방법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 그리고 더 이상 아이돌이 아님을 인정하는 것이다.

김태호(거창) = 최고위원 사퇴 파동에서 보였던 미숙함이 과제. 의정활동에서도 눈에 띄는 점이 없었던 점은 정치인으로 두고두고 약점이 될 것이다. 유력 정치인의 보좌관 출신이라는 점도 두고두고 벗어야 할 짐이다. 젊고 잘 생긴 이미지와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스스로 텃밭을 갈았다는 뭔가를 보여줘야 극복 가능하다.

김경수(고성) = 일단 도지사 재도전이 관건. 중요한 것은 강한 권력의지를 갖고 재도전할 수 있는가가 문제다. 정치인은 결과로 말한다. 그렇다고 선거에서 이겨야만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잘 지는 것도 좋은 결과다. 그런 면에서 김경수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잘 졌다. 좋은 결과였음을 확신하고 기다리면 된다. 자꾸 의심해서 그나마 채워놓은 곳간을 두고 남의 곳간 탐하지 않기를 바란다. 노무현의 적자는 당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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