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사람들이 보는 시각…전, 지역민 교감 없어 섭섭·김, 당선 때 잔치 '애정 듬뿍'·노, 외지인에 오히려 더 인기

이승만 '황해도 평산'-윤보선 '충남 아산'-박정희 '경북 구미'-최규하 '강원도 원주'-전두환 '경남 합천'-노태우 '대구'-김영삼 '경남 거제'-김대중 '전남 신안'-노무현 '경남 김해'-이명박 '경북 포항'-박근혜 '대구'.

현재까지 대한민국 대통령에 이름 올린 사람은 모두 11명이다. 이 가운데 경남에서 태어난 이는 전두환·김영삼·노무현이다.

전두환(83)은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에서 태어났다. 8살 때 합천을 떠난 이후 삶의 터전은 주로 대구였다. 일찍 고향을 떠났기에 훗날 고향에 대한 애정은 크지 않았던 듯하다. 지금 합천 사람들은 "박정희는 구미를 만들고 김영삼은 정치적 고향 부산에 삼성자동차를 선물해 줬는데, 전두환은 아무것도 해 준 게 없다"며 서운함을 나타낸다. 그가 태어난 곳에 생가가 있지만 찾아가는 길에서 표지판을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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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두환 대통령 생가.

마을 주민들도 전두환 이야기에 대해서는 크게 반기는 분위기는 아닌 듯하다. 합천읍내에는 그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 표지석이 여전히 있지만 '새천년(생명의 숲) 공원'이라고 칭하는 이도 많다.

김영삼(87)은 거제 장목면 외포리 대계(大鷄)마을에서 태어났다. 그가 자주 언급한 '닭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은 고향마을 이름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그는 결혼 후 신혼살림을 생가에 차리고 국회의원 배지도 고향에서 처음 달았다. 지금 부친·모친 묘소는 생가 바로 앞 낮은 산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니 그에 대한 고향 사람들 애정은 변함없다.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는 거제 대계마을과 자택이 있던 서울 상도동, 그리고 부친이 살던 마산 회성동, 세 곳에서 잔치가 열렸다고 한다. 현재 거제 생가와 함께 있는 김영삼 기록전시관에는 발걸음하는 이가 여전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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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삼 대통령 생가.

노무현(1946~2009)은 대통령 퇴임 후 고향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에 정착했으니, 지역 사람들 마음도 다를 듯하다. 하지만 김해는 지리적·문화적으로 부산 생활권과 가깝다. 그래서 진영읍과 달리 김해 시가지 쪽 사람들은 노무현에 대한 애틋함이 많지 않은 분위기다. 봉하마을을 찾는 사람들은 외지에서 일부러 발걸음 하는 이들이다. 새해라서, 그가 문득 생각나서, 지금의 정치 현실이 답답해서, 그렇게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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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 생가.

나고 자라는 과정에서 세 명 가운데 전두환·김영삼은 아버지, 노무현은 어머니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분석이 있다.

전두환 아버지는 일제강점기 일본 순사와 부딪칠 정도로 배짱이 있었다고 한다. 전두환의 보스 기질은 그러한 아버지 영향이 컸을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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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두환은 아버지 영향으로 보스 기질을 키웠다. 지난 1995년 서울 연희동 자택 앞에서 핵심 측근들을 이끌고 골목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김영삼 아버지는 멸치 어장을 크게 했는데 정치를 이른 나이에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든든한 경제적 후원자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할아버지와 함께 배를 타고 망망대해에 자주 나가면서 두둑한 배짱을 키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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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에게 아버지 고 김홍조 씨는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했다. 생전 마산 회성동 아버지를 찾아 큰절을 올리고 있다.

노무현은 그가 쓴 책에 내성적인 아버지보다는, 집안 살림을 야물게 이끌고 언변도 좋은 어머니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다. 또한 형을 잃은 애통함이 성장 과정에서 큰 영향을 미쳤던 듯하다. 그러한 지난 시간이 대중들에게 감성적으로 접근하게 된 바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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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감성 정치는 어머니와 일찍 세상을 떠난 형 영향이 컸다. 2003년 TV프로그램에 출연해 과거를 회상하다 눈물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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