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 경남-남 기자의 뒤따마]지역 말 외계어 취급…천시 받아 씁쓸

입에 착 달라붙는 걸로 치면 '방언'보다는 '사투리' 아입니꺼. 그런데 '방언' '사투리'를 놓고 생각할 부분이 좀 있습니더.

사전에 나와 있는 뜻을 먼저 보입시더.

'방언 - 한 언어에서, 사용 지역 또는 사회 계층에 따라 분화된 말의 체계'.

'사투리 - 어느 한 지방에서만 쓰는, 표준어가 아닌 말'.

이기 무신 말인지 헷갈리지예? 그라모 이리 한번 풀어보겠심더.

방언은 모든 지역에 다 해당하는 말입니더. 갱남서 쓰모 갱남 방언이고, 서울서 쓰모 그게 서울 방언이지예. 그런데 서울 사람들 저그 쓰는 말이 표준어로 빠지면서 머리 아프게 된 깁니더. 서울 방언이 표준어에 속하니까, 그 외 지역 말은 방언이라 카기보다는 사투리라 카는 거지예. 그래서 사투리는 방언보다 투박하고, 격이 좀 떨어지는 쪽으로 받아들여지는 거지예.

그래서 '그 지역 고유의 정취가 느껴지는 말' 의미가 담긴 '토속어' '향토어'라 부르자는 이들도 있지예. 그라고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들어온 말'이라는 '탯말'이라 하는 이도 있고예. 이번 갱남도민일보 기사에서는 비교적 가치 중립적이고, 또 쉽게 전달될 수 있는 '갱남 말'이라 표현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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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산YMCA 유치원 아이들. /김구연 기자

그런데 서울 사람들은 진짜로 저그들 중심입니더. 저그 보기에 갱상도가 동남쪽이니까, '동남 방언'으로 분류해 놓았습니더. 그것도 갱남·북을 묶어서 말이지예.

표준어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예. 1989년 3월 1일 만들어진 '표준어 규정'을 보입시더.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

'교양' '서울' 이런 단어가 거슬리지만, 제쳐두삐고, 요 이야기만 해 보입시더. 1933년 조선어학회에서 <한글맞춤법통일안>을 내놓았는데, 여기 보면 표준어를 '대체로 현재 중류사회에서 쓰이는 서울말로 한다'고 해 놓았심더. 지금 표준어 개념이 이때 나온 겁니더. 말이라는 게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는데, '표준어' 개념은 80년 전 것을 이어가는 거지예. 허허, 참….

그러니 방언이 천시 받고 외계어 취급 받는 건 엊그제 일도 아닙니더. 옛날에 장학퀴즈 나갔던 갱상도 진주 머스마가 '고구마'를 '고매'라 캤다가, 차인태 아저씨가 세 글자라 카니, '물고매'라 카다 결국 떨어지따지예. 2008년에는 갱상도 여자가 사투리 문제로 서울 직장을 관두고, 그걸 비관해서 목숨까지 끊었다 캅니더.

갱상도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더. 마산서 나고 자란 제가 대구에 갔더만, 말이 너무 억세다면서 신기하게 생각하데예. 그러면서 은근히 무시하는 게 느껴지더라고예.

우리가 쓰는 이 말, 너무 슬픈 현실이지 않습니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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