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대왕, 나폴레옹, 헨리8세, 베토벤, 괴테, 다윈, 밀턴'. 이들의 공통점은 무었일까요? 이들 역사적 인물들은 다름아닌 통풍을 평생 앓았던 사람들입니다.

우리 조상들에게 있어 통풍은 바람만 스쳐도 뼈 속까지 심각한 통증을 일으킨다고 하여 문자 그대로 '통풍(通風)'이라 하였습니다. 또 서양에서는 기름진 음식과 술을 즐겼던 왕족과 귀족들에게서 주로 발병하고 뚜렷한 치료약이 없이 극심한 통증이 반복되며 이로 인한 심각한 관절의 후유 장애를 남긴다고 하여 '왕족의 질병' 또는 '질병의 왕'이라 불러왔습니다.

통풍은 혈액 중의 요산 농도가 높은 상태로 오래 지속함으로써 형성된 요산의 결정체가 관절과 신장 등 여러 조직에 침착하여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대사성 질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핵산이라는 물질이 필요한데 이는 음식으로 섭취하거나 몸 안에서 세포의 파괴로 인해 만들어 집니다. 이 핵산이란 물질 중의 퓨린체가 최종적으로 요산으로 변하게 되고, 이 요산이라는 물질이 바로 통풍의 근원이 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비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알콜 섭취, 스트레스, 신기능 저하, 이뇨제, 저용량 아스피린 등이 통풍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3년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통풍 환자는 해마다 증가하여 약 30만 명에 이를 정도로 비교적 흔한 질병이라 할 수 있는데, 최근 식생활 습관의 서구화와 여러 성인병들이 고요산혈증 등 대사이상을 가져온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95%가 남자에서 발생하고 여자는 60세 이상에서 드물게 발생함으로 인해 남자의 질병으로 얘기하기도 합니다.

만일 건강하게 잘 지내던 중년의 남자가 아침에 일어날 때, 갑자기 엄지 발가락이 부어 오르면서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고 이러한 증상이 3~4일 지속되다 7~10일 이후 점차 감소하게 되었다면, 통풍 관절염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통풍의 진단은 급성 관절염이 발생한 관절에서 관절액을 뽑아서 관절액 내의 요산 결정체를 편광 현미경으로 확인하는 방법이 가장 확실하지만, 관절액을 얻지 못한 경우는 미국 류마티스 학회 임상적 기준을 통하여 진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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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통풍의 치료 목표는 관절염에 의한 통증과 염증을 빠른 시간 내에 없애고, 재발을 예방하고 관절의 변형과 신장기능의 유지에 있습니다. 그러나 혈중 요산 수치가 높지만 관절염에 의한 통풍의 발작이 없는 경우 약물치료를 바로 시작하지 않고 우선은 혈중 요산이 증가된 원인을 찾아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혈중 요산농도를 낮추도록 권장 합니다.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통풍의 급성발작으로 관절에 통증이 발생되고 관절이 부어 오를 때, 통풍 관절염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할 때, 통풍결절을 녹여내거나 생기는 것을 막으려 할 때, 신장에 결석이 있을 때 입니다.

통풍 관절염의 급성발작에 대한 치료제로는 콜키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등을 선호하며, 급성발작 이후 혈중 요산수치를 낮추기 위해 요산 생성 억제제 또는 요산 배설촉진제를 사용하게 됩니다.

통풍 환자마다 식이습관, 체형, 성별, 나이, 환경 등이 모두 다를 수 있지만, 치료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식이습관과 생활습관에 대한 교육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사증후군과 연관하여 비만은 혈중 요산농도가 높은 것과 관계가 있으므로 비만하다면 체중을 조절해야 합니다. 체중을 조절하되 금식 한다거나 식사량을 갑자기 줄이는 일, 수분섭취가 적은 반면에 땀을 많이 내어 과도하게 운동하는 일 등은 오히려 요산수치를 올려 통풍 관절염 발작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통풍과 관련하여 먹어야 될 음식과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은 뭘까요? 식이요법의 원칙은 퓨린, 단백, 과당 및 지방 함유량이 적게 들어있는 식사를 추천하며 알콜 섭취를 철저히 제한하는 것입니다. 피해야 할 음식으로는 퓨린 함량이 많은 췌장, 신장, 간 등의 고기의 내장류와 과당이 많이 함유된 옥수수시럽이 포함된 청량음료, 과자, 음식들, 과량 알코올 포함 음료가 있습니다. 적게 먹어야 할 음식으로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육류와 퓨린 함량이 많은 정어리, 조개 종류의 생선, 과당이 첨가되지 은 자연 과일 주스, 설탕이 많이 함유된 음료, 소금이 많이 함유된 음식, 맥주를 비롯한 알코올 함유 음료가 있습니다. 알코올은 종류와 함께 섭취한 알코올 양에 비례하여 통풍 발작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섭취를 제한해야 합니다.

권장하는 음식으로는 저지방 또는 무지방 유제품, 야채, 블랙커피, 비타민 C는 요산 배설을 촉진시키므로 제한하지 않아도 됩니다. 가급적 통밀, 잡곡을 권장하고 호두, 잣 견과류와 콩, 버섯, 시금치 등은 통풍 발작과 무관한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통풍을 유발하게 했던 다양한 원인들을 자신의 일상생활 환경 가운데 교정하는 일이 중요하므로 스트레스, 외상, 과식, 음주, 감염, 수술, 약물, 방사선 치료 등 급성통풍의 발작과 관련이 있는 이러한 원인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운동과 관련해서는 관절에 특별히 무리가 가지 않는 한 제한할 이유는 없지만, 운동시에는 필히 수분섭취를 충분히 하고 무리하게 땀을 흘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통풍 관절염이 만성화되면 어느 관절염 못지않게 통증과 관절의 변형을 초래하게 되고 신장과 심혈관에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조기에 예방적 치료적 약물요법과 식이요법으로 적절히 조절해야 합니다.

환자들은 식이습관, 생활방식, 운동습관, 체형, 취향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인 치료지침이 아닌 환자의 특성에 따른 개별화된 맞춤형 치료가 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통풍이 대사증후군과 관련한 대사질환이란 점과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신부전, 심혈관 질환 등 여러 성인병 질환들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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