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상남동에 거주하는 정 모씨(여, 55세)는 창원공단에 위치한 모기업에서 젊은 시절부터 비서로 회사생활을 해왔다. 직업의 특성상 하이힐을 착용한 채 장시간 근무하는 일이 많았는데 그 결과 엄지발가락이 휘어지는 직업병이 생겼다. 친구들과 음식점에 들어갈 때 신발을 벗고 좌식의자에 앉는 친구들과 달리 쉽사리 신발을 벗지 못하고 오래 걸으면 휘어진 발가락부위에 통증이 생겨 점점 불안해하다 정확한 진료만이 통증을 줄이는 길이라는 판단에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다행히 진료를 받은 결과가 “엄지발가락이 많이 휘어지지 않아서 수술을 할 필요가 없고, 물리치료와 소염제를 쓰면된다”는 말을 들었다.

눈물의 선택, 킬힐녀와 깔창남

무지외반증을 발생시키는 대표적인 경우는 화려한 디자인과 높은 굽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하이힐이다. 젊은 여성들에게는 포기할 수 없는 아이템이지만, 아름다운 만큼 발에는 치명적이다. 구두굽이 10cm가 넘는 ‘킬힐’을 신고 장시간 활동하면 엄지발가락이 바깥으로 돌출하는 무지외반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일명 ‘버선기형발’이라고도 부르는 무지외반증은 선천적으로 평발이나 엄지발가락 관절면의 각이 큰 경우, 즉 넓은 발바닥을 가진 사람이 발병할 확률이 높지만, 후천적으로 ‘킬힐’과 같은 잘못된 신발 착용으로 인해 새끼발가락 쪽으로 엄지발가락이 돌아가고 이차적으로는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게 된다. 하이힐을 착용하는 젊은 여성 중 20~40%가 무지외반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 치료하지 않고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다. 여성뿐만이 아니라 남성의 키높이 구두와 깔창은 하이힐과 마찬가지로 걸음을 걸을 때 체중이 앞쪽으로 쏠려 발가락 앞쪽으로 전달되어 ‘무지외반증’을 유발한다.

엄지발가락 휜 각도에 따라 수술결정

엄지발가락이 휘어지는 무지외반증 환자의 대부분은 건막류(발가락 안쪽 돌출 부위)는 있지만 휘어지는 각도가 15도 이하인 경우가 많다. 엄지발가락이 휘어지는 각도가 15도 이하인데도 통증이 있는 경우는 소염제를 복용하거나 찜질 등을 이용한 물리치료를 받으면 통증이 완화된다. 다른 대안으로는 보조기 착용을 선택하는데 신발을 신을 경우 통증을 발생키는 건막류를 보조기가 교정하여 통증을 감소시킨다. 하지만, 어긋난 관절이나 틀어진 뼈의 발생을 막거나 원상태로 회복시켜주는 것은 아니다. 물리치료와 보조기 착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수술을 고려해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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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진단과 수술치료로 회복 가능

무지외반증은 외형적으로 발에 변형을 확인할 수 있고 통증이 수반되기 때문에 발견되는 즉시, 가까운 족부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법을 받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수술기법이 발달하면서 뼈를 깎는 수술 이외에 뼈의 정렬을 바로 잡아주는 작업(절골술, 골유합 등)을 같이 시행해서 재발률이 현격히 낮아졌다. 수술을 고려하는 경우는 15도 이상 휘고 통증이 심한 경우, 엄지발가락과 두번째, 세번째 발가락까지 변형이 생긴 경우, 무지외반증으로 인해 힘줄이나 관절에 이상이 발행해 발가락 운동범위가 변했을 때 등이다. 수술시간은 1시간 정도로 짧으며 전신이 아닌 하반신 마취 혹은 발목 마취를 하기 때문에 회복이 용이한 것이 특징이다.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수술 후 3일 정도면 보호 신발을 신고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재발을 막으려면 엄지발가락과 두번째 발가락 사이를 벌려주고, 편한 신발을 골라야 한다.

/문현식 의료법인 창원센텀병원 정형외과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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