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도로 우회해 생가 터 유족과 보존 합의했으나 도로 한복판 '외딴 섬'

윤이상 선생 생가터 도로 편입 논란과 관련, 통영시가 생가터를 보존키로 했다. 그러나 윤이상 관련 단체와 종교계는 시의 방침에 반대하고 있다.

통영시는 범종교계와 윤이상 관련 단체의 요구에 따라 도로 중앙에 생가터를 두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시는 생가터를 피해 1차로는 직선으로, 나머지 1차로는 윤이상 선생 유족들과 협의해 C자 모양으로 우회하는 방식으로 결정하고 시 홈페이지를 통해 예고했다. 즉 생가터를 외딴섬처럼 도로 한가운데 두고 도로를 낸다는 것이다. 통영시는 왕복 2차로 한가운데 생가터를 두고 안내판을 설치한 다음 도천테마파크(윤이상기념공원) 안에 있던 생가터 표지석도 옮겨 배치할 방침이다.

통영시는 이곳이 잦은 침수 지역인 점과 주민들의 교통편의를 위해 도로 개설 사업을 추진했지만 생가터를 보존해야 한다는 견해 등으로 사업을 중단했다. 2011년 3월 개설사업에 착수했으며, 전체 도로구간 178m 중 76m를 2011년 12월에 준공한 상태다. 현재 공사를 완료하지 못한 도로는 102m다.

   

완료하지 못한 도로 구간에는 윤이상 선생 생가터와 전통문화재 장인 소목장 추용호 선생 공방 1채가 남아있다.

통영시의 방침에 대해 종교계와 윤이상생가터를지키는모임 등은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생가터와 도천테마파크를 붙이고 도로 2차로 모두를 생가터 뒤쪽으로 옮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생가터 보존을 주장하고 있는 통영 동피랑 거주 강제윤 시인은 "시가 우회도로를 말하는 것은 선거 와중에 급하게 발표한 것"이라며 "현재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예산이 더 들어가더라도 보존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영시 관계자는 "현재 시점의 계획은 한 차로는 직선으로, 다른 한 차로는 우회하는 것이 공식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즉 도로 전체를 우회할 경우 인근 주택들의 추가 철거 등 막대한 추가 예산이 수반되는 점, 윤이상 선생 유족과 협의를 했다는 점, 주민들의 재산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 등으로 1개 차로만 우회해 보존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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