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결과 놓고 발단…홍 지사 언론 상대 공격적 발언 수 차례 도마에

여론조사가 발단이었다.

지난 1월 2일 자 경남신문은 홍준표 도지사가 박완수 창원시장을 오차범위 안에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홍준표 도지사가 박완수 시장을 10%포인트 이상 앞설 것이라는 세간의 분석을 뒤집는 결과여서 후보 간 희비가 엇갈렸다.

당내 경선을 앞두고 있는 홍 지사 측에서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도 있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당시를 떠올리며 "정당 지지도의 경우 '없거나 모른다'가 45% 넘게 나왔다. 또한 비슷한 시기의 다른 여론조사와도 너무 차이가 났기 때문에 보통은 그런 경우 (조사결과를)폐기하거나 재조사를 한다"며 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런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경남신문은 4월1일 자 신문에선 조사기관을 바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논란을 키웠다. 경남신문은 경남도지사 새누리당 후보 적합도에서 '홍준표 41.1%-박완수 32.8%'라고 발표했다. 이는 동일한 여론조사기관(리서치앤리서치)이 한 달 반 전 조사했던 결과(홍준표 38.4%-박완수 20.7%)에 비해 후보 간 격차가 크게 준 수치여서 홍준표 측을 당황케 했다.

   

당일 홍 지사는 경남신문 여론조사에 대한 의견을 묻는 한 인사에게 문제의 '찌라시'(경남도민일보 4월 4일 자 2면) 발언을 한 것이다. 경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박완수 당시 후보의 상승세를 나타낸 결과였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언론을 상대로 한 막말논란으로 이어졌고 홍 지사가 경남신문 측에 사과하는 것으로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난 16일 홍 지사가 우연히 마주친 경남신문 임원에게 "경남신문은 박완수 신문이다. 안상수와 잘해 봐라"라고 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재점화하고 있다.

경남신문은 "지역언론에 대한 무시"라며 적극 대응하기로 방침을 세우고 연일 지면을 통해 관련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경남신문은 5월 19일 자 1면과 2면에 관련 내용을 크게 냈다. 다음날인 20일자 신문에서도 1면에 편집국 명의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2면에 칼럼을 비롯한 세 건의 기사를 냈다.

21일 자 신문에선 관련 기사가 대폭 늘었다. 성명과 칼럼을 비롯해 총 6건의 기사를 내 홍 지사를 비판했다. 특히 3면에선 "토론 파트너 고르는 홍준표 후보", "홍준표 토론회 불참은 비겁한 꼼수" 제하의 기사를 내 이번 발언 논란뿐만 아니라 선거 국면에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취할 것임을 예고했다.

또한 전국언론노조도 19일 "(홍지사의 발언이) 객관적인 근거 없이 지역 언론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고 마음대로 전횡을 휘두르기 위한 길들이기"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홍 지사 발언의 근거를 찾기 위해 4월 1일 여론조사가 나오기까지 3월 한 달간 경남신문 기사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기사의 경우 홍준표 도지사가 15건, 박완수 후보가 17건이었고 사진의 경우 11건으로 동일했다. 기사의 건수로 봤을 때 홍 지사 측이 드러나게 차별 받았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눈에 띄는 건 3월 7일 자 3면이다.

'박심'논란이 불거지던 당시 박완수 후보가 "윗선과 교감이 이뤄져 출마를 결심했다"는 말을 했다는 논란을 3면에 크게 두 건으로 다뤘다. 상대 후보가 항의를 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대체로 양 후보 간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은 신문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홍 지사 측 정장수 공보특보는 21일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사석에서 한 이야기로 일일이 대응할 필요 못 느낀다. 악의적인 보도라고 본다. 앞으로도 대응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경남신문 이종구 편집국장은 "사적인 자리에서 어쩌다 한 말로 시비를 건다고 하는데, 당시 자리가 사적인 자리라 할지라도 발언은 경남신문 임원에 대한 사적인 발언이 아니지 않느냐. 이는 경남신문에 대한 공적인 발언이며 지역 언론을 비하한 발언이다"며 반박했다. 향후 대응에 대해선 "이번 싸움은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본다. 홍 지사가 공식적으로 사과할 때까지 싸워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홍준표 도지사의 언론관은 과거에도 논란이 됐었다. 홍 지사는 당 대표로 있던 지난 2011년 7월에도 질문을 한 경향신문 기자에게 "맞는 수가 있다. 진짜 나한테 이러기야?"라고 해 논란을 빚은 적이 있으며, 같은 해 11월엔 기자들과 가진 만찬 자리에서 "(한미FTA 비준동의안을)11월 내에 비준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특정 기자에게) 100만 원을 주고, 처리하면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의 아구창을 날리기로 했다"고 말해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또한 지난해엔 진주의료원 폐업사태와 관련해 자신을 비판한 한겨레와 부산일보 기자를 상대로 각각 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해 '전략적 봉쇄소송'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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