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지곡면 개평마을에는 일두 정여창(1450∼1504) 선생 고택이 있다. 정여창 선생 16대손 부인인 박흥선(62·사진) 씨는 이 집안에서 500년 전부터 빚은 술을 이어가고 있다. 솔잎향 전해지는 '솔송주'라는 술을 빚는 그는 전통 가양주 명인이기도 하다.

"서울에 있을 때 시어머님이 함양에서 누룩을 가져오셨어요. 그런데 거기서는 술이 잘 안 되더라고요. 똑같은 누룩인데도 말입니다. 그걸 보면 여기 함양 개평마을 물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여기 물은 약알칼리 성분이라고 하더군요. 술뿐만 아니라 장 맛도 좋지요. 물이 풍부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에 일본 사람들은 그것마저도 안 좋게 이용했다더군요. 물이 풍부한 이곳에 우물을 많이 팠는데, 이곳 정기를 누르기 위해서였다죠. 참 너무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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