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봉고서 출마기자회견…"학교 정치색 입히나" 비판

권정호 경남도교육감 예비후보가 태봉고등학교 앞에서 공식 출마 선언 및 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한 데 대해 태봉고등학교 교사와 학부모들이 "신성한 학교에 정치색을 덧입히는 행위는 안 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날 송원석 태봉고등학교 운영위원장을 비롯한 학부모 그리고 일부 교사들은 기자들과 만나 권정호 예비후보의 이번 기자회견을 강하게 성토했다.

송원석 학교운영위원장은 "언론을 통해 권정호 예비후보 측이 태봉고에서 기자회견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후보 측과 통화해 회견이 학생들 수업을 방해하고 학교를 배경으로 정치적 행사를 하는 것이 옳지 않아 장소를 옮겨달라고 요청했지만 후보 측이 이미 예정돼 있어 안 된다는 통보를 해 왔다"면서 "태봉고를 권 예비후보가 설립했다 하더라도 학교에 정치적 프레임을 덧씌워 학교 구성원들이 불필요한 오해를 사도록 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백명기 태봉고 교무부장은 "언론 보도 내용을 보면 마치 태봉고등학교 측이 권 예비후보를 학교로 불러들여 회견을 허락한 것처럼 비칠 수 있어 학교 측에서도 이번 회견이 불필요한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고자 권 예비후보 측에 장소 변경을 부탁했지만 듣지 않았다"며 "권 예비후보 측이 학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함으로써 법적으로 선거에 개입할 수 없는 태봉고 교사들마저 불필요한 오해를 사게 돼 불쾌하다"고 말했다.

권정호 예비후보가 태봉고에 가진 애착은 이해하지만 좀 더 학교 구성원들을 생각하는 사려 깊은 마음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창원시 마산합포구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학교 교정이 아닌 교문 앞은 학교 관리권 밖인데다 공공장소라 선거 관계인이나 유권자들을 대거 모아 벌인 군중 연설이 아닌 이상 선거법 위반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태봉고 한 교사는 "법적으로는 무리가 없으나 학교 관계자들이 받을 피해를 무시한 것은 도의적 무리이자 실수"라며 "법만 생각하고 교육은 생각하지 않은 처사다"고 권 예비후보 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권정호 예비후보는 이에 대해 "세월호 참사가 온 국민 마음을 아프게 하는 와중에 도심 한복판에서 출마 선언 행사를 성대하게 치른다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해 시골 벽촌이면서도 제 나름의 의미가 있는 태봉고에서 회견을 하게 됐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는 이어 "학부모와 교직원 분들에게 연락하지 않은 것은 연락을 드리면 더욱 큰 부담을 안게 될까봐 그리했고, 학교 수업과 교사 직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교문 밖에서 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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