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장사는 앞으로 유망 업종이지요”

“비전이 있습니다. 요새는 전부 맞벌이라서 반찬 만들고 있을 틈이 없지요. 거기에다 요즘 사람들은 반찬을 제대로 만들 줄 아는 사람이 없어요. 점점 더 그렇게 되지 않겠어요.”

만나반찬 고영임 아지매의 ‘반찬가게 전망론’을 들으니 ‘아 그렇구나’며 단번에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20년 째 하는 반찬 가게는 처음 시작할 때보다 훨씬 규모가 커져 지금은 시장 안에 본점과 분점을 따로 두고 있다. 일하는 사람이 6명인데 시어머니, 올케, 남편, 아들 등 온 가족이 뭉쳐서 일하고 있다.

그만큼 잘 되고 있고, 일손마저 허투루 따로 쓰지 않고 집안에서 다 동원하고 있다.

“짬짬이 알바 아지매들이 오기도 하지요. 여기서 만드는 반찬 종류가 150여 가지예요. 이렇게 많은 종류가 있나 싶어 감탄할 정도지요.”

고영임(58) 아지매와 아들 박경웅./서정인 기자

가게 앞 진열대에 놓여있는 반찬들이 엄청나다. 무슨 반찬인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진열대는 꽉 차 있다.

“음식은 센불에 단 시간에 많이 하는 게 맛있답니다. 집에서 소량으로 하기보다는 한 번에 양을 많이 하는 게 맛이 나요. 거기에다 불 조절이 중요한데, 집에서는 센불을 확실히 할 수 없는 조건이지요.”
만나반찬은 이곳 시장 안에서는 ‘기업’으로 손꼽을 만하다. 가장 잘 나가는 가게라는 뜻이다.

/서정인 기자

“아들이 서른한 살인데 내년에 결혼해서 이어받을 거랍니다. 우리 아들이 손맛이 있더라고요. 평소에 물 한 컵 안 떠먹던 아이들이 언젠가 요리사가 아플 때 앞치마를 하고 꿰차고 앉더라고요. 동물생명공학을 전공했는데 이제는 전공과는 상관없는 길을 선택했지요.”

때마침 본점에 갔던 박경웅 씨가 들어왔다. 경웅 씨는 3년째인데 어느새 요리할 수 있는 반찬 가짓수가 100여 종류다. 그는 “음식 만드는 게 할수록 재미나요”라는 말만 했다.

“우리 집 게장은 알아줘요. 호박죽, 얼갈이김치도 소문났고요. 얼갈이김치는 조미료보다 새우젓으로 맛을 내니까 훨씬 시원하고 깔끔하지요. 김치국물이 맛나니까 그 국물에 국수 비벼 먹으면 최고지요. 일주일에 한 번 나오는 선짓국도 국내산으로만 하는데 많이 찾아요.” 만나반찬은 워낙 많은 반찬 가짓수 때문에 요일별로 대표 반찬이 다르다. 손님들은 또 기가 막히게 어느 요일에 어떤 반찬이 나오는지를 알고 찾아온다고. 현재는 온라인판매도 시작했다. 

/서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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