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가 분홍빛이 도는 아기 손바닥만한 조개다. 대야 옆에 이제 막 깐 껍데기들이 수북하다.

“이기 머시라예?”

“갈매기조개라 쿤다. 이기 올매나 비싼 긴데 올해는 마이 싸졌다아이가.”

“한 마리 1000원 정도 합니꺼?"

“아이다. 그리 비싸모는 내가 못 팔제. 만원에 한 30개는 될끼다. 이거는 삼천포서 가져왔다아이가.”

아지매는 갈매기조개라 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대부분 사람들이 ‘새조개’라 하는 것이었다. 껍데기를 까면 새의 부리모양 같은 속살이 나온다. 물속에서도 마치 새가 날아가는 것처럼 이동한다고 해서 ‘새조개’라 불린다.

12월부터 4월 초까지가 제철이다. 양식을 할 수 없어 오로지 자연산으로만 먹을 수 없다. 쫄깃하고 부드러운 데다 달콤하기조차 하단다. 다시를 내어 샤브샤브로 먹거나 미역국을 끓일 때도 새조개를 사용하면 그리 시원할 수 없단다.

맛있겠다, 아지매는 ‘갈매기조개’라 했다. - 새조개!

/서정인 기자

아재, 이기 머시라예?

“아재, 이것 좀 덖어주이소. 우엉 말린 거라예.”

손님이 주문을 하자 기계에 열을 올리며 우엉을 덖는다. 열심히 움직이는 아재 옆 방앗간 골목 한쪽에 널어놓은 것이 눈에 띈다.

“아재, 이거는 머시라예? 호박도 아이고.”

“돼지감자 덖은 걸 말리는 중이라예.”

돼지감자 또는 ‘뚱딴지’ ‘뚝감자’라 하는 이것. 이름은 이래도 노란 꽃이 참 예쁘다.

“혈압, 당뇨에 좋다꼬 요새 사람들이 마이 가져옵니더. 잘 덖어 그냥 물 끼리묵으면 되니까네.”

감자처럼 조랑조랑 달리는 땅 속 줄기에는 천연인슐린이 많단다. 아삭아삭해서 생으로도 먹을 수 있다. - 덖은 돼지감자! 

/서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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