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통 70㎏ 달하는 수박 생산…국내 기록 보유

의령군 용덕면 부남마을에서 수박을 하는 양재명(49) 씨는 유명인사다. 일명 '슈퍼 수박 달인'이다. 한 통 무게만 70kg대에 이르는 수박을 만들어 국내 기록을 안고 있다. 수박뿐만 아니라 호박에서는 100kg 넘는 것을 만들어 이 역시 최고기록에 이름 올리고 있다.

"제 어릴 때 이 지역은 벼농사가 대세였죠. 그런데 침수지역이라 소득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비 덜한 시기에 수박을 심어 조금씩 만회하기도 했죠. 저 중학교 다닐 때는 노지재배가 대세였고, 고등학교 때 막 하우스를 시작했어요. 부모님도 수박을 하셨습니다. 저는 농업고등학교에 들어가 일찍부터 농사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오히려 반대하는 부모님들을 제가 설득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는 제가 하우스 여러 동을 지었죠. 그러고는 바로 군대 갔는데, 부모님들은 제가 없으니 하우스에서는 제대로 재배를 못 하셨죠. 군대 갔다와서 다른 길에 대한 생각이 있었지만, 결국 수박 재배를 이어가게 됐습니다."

마을 청년들과 함께 작목반을 구성하고, 교육을 듣고, 서적을 구입해 공부를 했다. 서른 살 넘어서는 특색 있는 제품 생산에 대한 고민을 이어갔다. 슈퍼 수박 같은 것은 그 연장선상의 결과물이다.

"내 고장 의령을 알리려면 다른 지역에서 하지 못하는 틈새를 노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슈퍼 박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25년 가까이 수박재배를 하고 있다. 물론 외도(?)를 하기도 했다. 마을회관 바로 앞에 소년원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수박 일을 팽개치고 앞장서서 반대운동을 했다. 그 기간만 4년이고, 감옥까지 갔다 왔다. 그는 다시 본업으로 돌아와 이제는 '힘 닿는 데까지 농사만 짓겠다'는 생각이다. 그의 지론은 역시 고품질이다.

'맛 없는 한 덩어리보다 맛 있는 한 조각'에 방점을 두고 있다. 사천 같은 지역으로 출장까지 가 수박 재배 기술을 알려주기도 한다.

"제가 딸만 셋인데 농담삼아 '너희도 수박 농사 해볼래'라고 하면 '절대 안 해'라고 합니다. 아빠가 농사 짓는 것에 대해 자부심은 느끼지만 옆에서 보기엔 좀 힘들어 보이는가 봅니다. 머슴아가 있으면 물려 줄텐데…."

그는 마지막으로 한 가지 바람을 안고 있다. 역시 슈퍼 수박에 대한 부분이다.

"제가 70kg까지 만들었는데, 일본은 100kg대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자존심 상하잖아요. 그 기록을 넘어서 봐야죠."

아내로부터 '수박하고 결혼하지, 나하고 결혼했느냐'는 핀잔을 들을 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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