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생선이냐 맨날 놀리지만, 바다가 행운의 선물

어쩌다가 멸치는

고작 바다에서 태어났는지

대지에서 자랐으면

철마다 씨를 뿌리고

밤낮으로 보듬어 키웠을 것을

가지에 열렸으면

한 알 한 알 곱게 싸서

귀한 상에 올렸을 것을

깊은 숲 소나무 아래나

가파른 계곡 가장자리에 피었으면

뭇 사람의 경배를 받았을 것을

하필 바다에서 태어나

생선이니 아니니

모멸을 겪는 것인지

하나





봄 멸치 계절이 돌아왔다. 3월 초라 아직은 좀 이르다지만, 그래도 수협 위판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멸치가 모여든다. 남해에서 잡은 생멸치는 남해군수협에서 위판되지만, 일부는 이곳 삼천포수협으로 들어오기도 한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그렇다고 해서

그 은빛까지 삼킬 수는 없는 법

감출 수는 없는 법

그리하여

모멸이 입멸入滅이 되었구나

불멸不滅이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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