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경남'은 현장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인터넷에 넘쳐나는 정보와 다른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최대한 피해를 안 주려 하지만, 때로는 현장에서 불쑥 카메라를 들이밀어야 하고, 정신없는 현장에서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해야 한다.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당연히 저마다 다르다.

거부하지 않고 말 상대 해주는 이가 있는가 하면, 처음부터 아예 말문을 닫아버리는 이도 있다. 때로는 처음에는 시큰둥하다가, 갈수록 말문이 열리는 이도 있다. 또 누군가는 알아서 말을 걸어와 이것저것 설명해 주기도 한다.

멸치 경매장에 이른 아침부터 모여든 사람들. /김구연 기자 sajin@

이번 '남해 멸치'에서는 특히 많은 사람을 만나고 현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두 분이 있다.

삼천포냉동수협 위판장에서 만난 한 분은 건멸치 중매인이었다. 이 중매인은 다른 사람과 인터뷰를 하자 호기심 있게 다가왔다. 그리고 슬며시 보충 설명을 거들기도 했다. 아예 이분과 이야기해 보기로 했다. 그러자 이때부터는 시큰둥해하는 눈치였다. 더 긴 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웠다.

그렇게 돌아서려 하자 이 중매인은 "사람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일 많이 겪게 되는데, 그럴 때 제보 전화 꼭 하겠소"라고 했다.

멸치로 이름난 어느 식당에 들어갔다. 이른 점심시간이라 손님이 없었다. 계산대에 앉아있던 주인아저씨가 알아서 멸치 음식에 대한 설명을 풀어놓았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러는 사이 음식이 나왔다.

기사에 담기 위해 맛을 음미해야만 했다. 하지만 아저씨는 계속 이런저런 이야기를 이어갔다. 음식에 집중하기 어려워 좀 아쉽기는 했다. 그래도 하나라도 더 알려주기 위함이었으니, 고마운 마음이 훨씬 크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