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다이노스 in 치아이] '정상급 야수' 이종욱 우익수로 변신…NC 외야구성 마무리

사실상 외야 정리가 끝났다.

좌익수에는 김종호, 중견수에는 나성범이 본래의 포지션으로 돌아가고 이종욱은 우익수로 새롭게 변신한다.

이동욱 수비 코치는 "성범이가 우익수를 맡으면 가장 이상적인 포지션 결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모험보다는 실리를 추구하게 될 것 같다"며 외야 교통정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NC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FA(자유계약선수) 손시헌과 이종욱을 동시에 영입하며 내·외야의 중심을 잡았다. 시즌 내내 약점으로 꼽혔던 수비를 보강함과 동시에 타선에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둘을 함께 영입했다.

하지만 포지션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국가대표 출신 손시헌이 유격수로 들어가면서 지난 시즌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노진혁은 백업으로 역할이 옮겨졌다.

나성범이 25일 도류구장에서 열린 N팀과 C팀 경기에서 중견수 앞 땅볼 타구를 처리하고 있다. /박종완 기자

외야수는 교통정리가 필요했다.

이에 따라 나성범은 1차 해외 전지훈련 기간인 미국 애리조나 캠프 때까지 우익수 수업을 받았다. 투수 출신의 강견이라는 점이 나성범의 우익수 전향에 한몫했다. 강한 어깨는 중견수보다는 우익수로 있을 때 팀에 더 좋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성범 자신의 롤모델인 '추신수'도 클리브랜드 시절 우익수로서 두각을 나타낸 만큼 의지도 강했다.

하지만 나성범이 지난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타자로 전향한 '초보' 타자라는 점, 중견수와 달리 코너 외야수는 펜스 플레이를 비롯한 타구 판단이 중요하다는 점이 변수였다.

이동욱 코치는 "성범이가 타자로 전향한 뒤 중견수로 포지션을 옮긴 것은 강한 어깨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포지션에 비해 적응하기가 쉬웠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결국 코칭스태프는 나성범을 본래 중견수로 두고 이종욱을 우익수로 전향하기로 굳혔다.

나성범은 "중견수가 조금 더 편하긴 하지만 아직 부족한 모습이 많다. 나 대신 또 다른 모험을 하게 될 종욱이형을 위해서라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나성범은 중견수 수비를 하면서 가장 어려워했던 땅볼 훈련에 매진 중이다. 외야 수비는 실책 하나가 장타와 득점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만전을 기울여야만 한다. 이 때문에 22일과 23일, 25일에는 1루 베이스 앞에서 땅볼 훈련을 병행하기도 했다.

나성범과 달리 이종욱은 수비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다. 타구 판단, 펜스 플레이 역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리그 정상급 외야수다.

이종욱은 지난 시즌 국내 유일의 수비 시상식인 'ADT 캡스 플레이어'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이종욱은 "중견수를 오래 했기 때문에 어색하긴 하지만 적응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최근 연습경기에서 꾸준히 우익수로 나와 매끄러운 수비를 선보였다. 타구 판단도 잘했고, 펜스에 맞고 굴절되는 타구도 곧장 잡아 중계 플레이로 연결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강견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익수는 상대의 추가 진루를 막는 강한 어깨가 요구된다.

강한 어깨를 지닌 외야수가 있다면 2루타성 타구를 단타로 잡을 수도 있고, 2루에서 3루로 향하는 것을 저지하거나 홈 승부가 가능하다. 추신수, 손아섭이 우익수로서 강점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강한 어깨를 이용한 송구였다.

이종욱은 이 부분에서 약점을 지녔다. 지난 시즌 우익수에서 시즌 중반 권희동과 포지션을 바꾼 김종호 역시 어깨가 약했다.

만약 코칭스태프의 바람대로 나성범이 우익수로 갔다면 실점이나 확률을 더욱 줄일 수 있는 짜임새 있는 외야가 구성될 수 있었다.

수비는 불안하지만 나성범은 아직 성장 가능성이 높은 야수다. 무리하게 나성범을 우익수로 고집할 경우 타격 밸런스가 무너질 우려도 있다.

김경문 감독은 "수비와 타격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해법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아직 섣불리 판단할 수 없지만 모두에게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도록 계속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