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석(73) 할아버지는 진주시 수곡면에서 딸기만 30년 넘게 했다. 처음부터 노지 아닌 하우스에서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유기농 재배를 이어가고 있다.

많은 이가 딸기를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것은 어렵다고 했지만 그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그리고 유기농 인증을 받으며 이제는 완전히 정착했다고 자신한다. "유기농 선호하는 이들은 좀 비싸더라도 꼭 이것만 찾는다"라고 말한다.

유기농에 쓰이는 값비싼 약이 별도로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약만 쓴다고 해서 유기농이 되는 것은 아니다. 땅, 물에 대한 수백 가지 성분 검사를 매년 통과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땅과 물은 혼자 신경 쓴다고 될 일은 아니다. 내 땅·물을 아무리 관리해도 주변에서 해로운 성분이 흘러들어올 수도 있다.

그래서 유기농하는 이들은 농사에 직접 필요하지 않은 주변 땅까지 매입하려는 경우도 있다.

할아버지는 그래서 친환경농업 관련 일까지 맡으며 많은 이에게 유기농법 설파에 나섰다. 하지만 재배법이 까다롭고 비용도 많이 들어 진득하게 이어가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유기농 관련 회원이 한때 230명까지 됐지만, 지금은 10명도 채 남지 않았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나는 유기농 아닌 딸기는 입에도 대지 않는다. 농약이라는 게 겉에만 묻어 있는 게 아니라 그 속까지 다 파고들어 가거든. 물로 씻는다고 해서 사라지는 게 아니야. 유기농은 그냥 따서 바로 먹어도 돼. 씻지도 않으니 당도도 떨어지지 않으니 얼마나 좋아."

자리를 옮겨 50대 부부 농민을 만났다. 이들도 1년가량 유기농을 시도했지만 결국 손 놨다고 한다. 생산·판매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도 있었다. 땅 기운 아닌 인공적인 양분을 주입한다든지, 독성 강한 유황을 사용하는 것이 과연 유기농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단다.

아내는 "유기농 딸기 제대로 하는 분이 있을까"라며 불신감을 나타냈고, 남편은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나"라며 말을 아꼈다.

딸기 유기농에 대한 농가 간 생각의 차이는 커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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