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지원·사람과 문화 네트워크’ 11일 밀양 송전탑 경과지에서 간담회 열어

핵발전소 사고로 고통받는 일본 후쿠시마 사람들이 초고압 송전탑 공사를 반대하며 괴로워하는 밀양 주민들 손을 잡았다.

11일 오전 ‘후쿠시마 지원·사람과 문화 네트워크’ 군지 마유미(63) 이사와 ‘이와키 오텐토 SUN 기업조합’ 시마무라 모리히코(55) 사무국장이 밀양을 방문했다. 이들은 밀양 삼문동 밀양교 옆 고 유한숙 씨 노천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밀양시민단체 ‘너른마당’에서 송전탑 경과지 주민 70여 명과 간담회를 했다.

송전탑 경과지 주민들은 이들을 “밀양과 후쿠시마는 핵발전으로 고통받는 한 식구입니다. 손을 맞잡읍시다”며 환영했다.

마유미 씨와 모리히코 씨는 밀양 주민들에게 2011년 3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상황, 시민사회 대응, 핵발전소 문제 등을 들려줬다.

모리히코 일본 이와키 오텐토 SUN기업조합 사무국장과 마유미 후쿠시마 지원사람문화 네트워크 활동가가 11일 오전 밀양시 삼문동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 사무실인 너른마장에서 주민들과 대책위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마유미 씨는 “일본은 54기 원전 하나도 가동하지 않고도 생활하는 데 문제없다”며 “일본의 피해가 한국의 피해, 한국의 피해가 일본의 피해가 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국가를 넘어선 연대가 필요하다. 다음세대 무엇을 남길 것인지 생명이 소중한 세상을 위해 같이하자”고 말했다.

마유미 씨는 지난 2012년 9월 26년전 핵발전소 사고가 났던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을 방문하기도 했다. 마유미 씨는 “후쿠시마 전기를 수도권이 썼다. 그런데 내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후쿠시마만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어 수도권 사람들에게 알리는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게 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밀양도 밀양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문제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 사는 모리히코 씨는 자신의 집이 핵발전소와 35㎞ 거리에 있다고 소개했다.

모리히코 일본 이와키 오텐토 SUN기업조합 사무국장과 마유미 후쿠시마 지원사람문화 네트워크 활동가가 11일 오전 밀양 영남루 맞은편 고 유한숙 분향소에 참배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모리히코 씨는 “정부가 안전하다고 한 땅이라지만 ‘후쿠시마산’이라서 안 팔린다. 농사짓던 사람들이 다 포기했다”며 “제 친구 어머니는 직접 농사지어 손녀에게 먹이는 즐거움을 잃게 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듣던 밀양 주민들은 ‘탄식’을 쏟아냈다.
모리히코 씨는 “매일매일 먹어도 되는지 아이들을 여기서 키워도 되는지 불안과 갈등 속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세대에 무엇을 남겨줄 것인지 아이들 미소를 위해 잘 선택해야 한다. 후쿠시마와 밀양이 손을 잡고 목소리를 높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유미 씨와 모리히코 씨는 밀양주민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하고, 주민들과 함께 비빔밥을 먹었다. 서울·대전·부산 등을 돌며 지역강연회를 한 이들은 이날 밀양 주민들을 만나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모리히코 일본 이와키 오텐토 SUN기업조합 사무국장과 마유미 후쿠시마 지원사람문화 네트워크 활동가가 11일 오전 밀양 영남루 맞은편 고 유한숙 분향소에서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구연 기자
모리히코 일본 이와키 오텐토 SUN기업조합 사무국장과 마유미 후쿠시마 지원사람문화 네트워크 활동가가 11일 오전 밀양시 삼문동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 사무실인 너른마장에서 주민들과 대책위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표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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