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정국 전망 밝혀…"지방선거 새누리 압승 어려워"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차기 친노 진영의 중심은 문재인 국회의원이 아니라 안희정 충남지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오는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안심할 수 있는 광역단체장 선거는 영남 5곳와 대전·세종시 정도뿐이라고 예상했다.

홍 지사는 지난 7일 오후 도청 프레스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처럼 향후 정국을 전망했다.

문재인 의원에 대해 홍 지사는 "지도자는 나름대로 캐릭터가 있어야 하는데 문 의원은 국민이 (대통령의) 집사로 볼 뿐이다. 역대 대통령 중에 비서실장 출신은 없다"고 깎아내리며 "앞으로 친노 진영의 대표 주자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신당에 대해서는 "새정치가 아니라 구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지사는 "오히려 노무현이 새정치를 했다. 노무현은 지역구도 타파를 내걸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해서 끝까지 실험했다. 그런데 안철수 신당은 호남 민심이 민주당에 두 번이나 몰표를 줬는데도 안되니까 포기하고 안철수 신당을 밀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새로운 지역주의 정당이다"며 "안철수 의원이 진짜 새정치를 하려면 부산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지사는 또 "올해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압승할 거라는데 그렇지 않다. 현역을 이기려면 현역을 꺾을 만한 폭발력이 있는 인물이 있어야 하는데, 서울시장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이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표밭인 호남을 제외하고도 박원순 서울시장, 최문순 강원지사,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모두 새누리당 후보가 이기기 어려운 인물이라고 홍 지사는 평가했다.

홍 지사는 새누리당이 안심할 만한 곳은 부산·대구, 울산, 경남, 경북 등 영남권 5개 광역단체장과 세종시 정도이고, 대전시는 해볼 만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홍 지사는 "새누리당 압승 구도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새해 들어 각 언론에서 6월 지방선거와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은 데 대해 홍 지사는 불신을 나타냈다.

홍 지사는 "나는 관심 없다. 그 여론조사 결과를 믿지 않는다"며 "서울, 부산과 달리 경남은 지역별로 편차가 대단히 큰데 겨우 200~300명 조사로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홍 지사는 "악의를 가지고 조작하면 결과를 뒤집을 수도 있다"며 "당(새누리당)이나 갤럽에서도 조사를 했는데, 여기서 한 것과 많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부터 야권이 박근혜 대통령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데 대해 "김대중 정부 당시 우리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당시 당에서 DJ를 적으로 삼아 공격해서 두 아들까지 구속시켰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노무현이 나타났다. 지금이 그렇다. 민주당에게 박근혜 대통령은 적이 아니다"고 충고했다.

이는 야권에서 박 대통령을 공격할 것이 아니라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를 견제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관람객 800만 명을 넘어선 영화 〈변호인〉은 아직 보지 않았다고 밝힌 홍 지사는 "내가 영화보다 노무현을 더 잘 알기 때문이다"며 노 전 대통령과의 첫 만남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홍 지사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사 교과서 선택 문제에 대한 견해를 올렸다.

그는 "국사 교과서가 좌우편향으로 발간되어 어느 교과서로 공부하느냐에 따라 학생의 역사관이 좌우편향으로 기울 수 있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더구나 어느 교과서에 대해서는 진보진영의 공격으로 채택이 취소되었다는 것은 더욱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지사는 "국사 교과서만은 국정교과서로 할 수는 없는가. 또 이런 것을 검토하는 것이 교육부가 아닌가.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교육부는 뭐 하고 있는가. 한심하고 한심하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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