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사회" 마이크 들고 자유 발언

진주사람들이 '안녕하십니까' 대자보를 들고 거리로 나왔다.

지난 21일 오후 4시 진주시 대안동 차없는 거리에서 '진주 안녕들 하십니까-대자보 문화제'가 열렸다.

생활정치시민네트워크 '진주같이'가 종이와 스케치북, 필기구 등을 마련해 현장에서 자신들의 얘기를 써서 대자보를 붙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날 행사를 한다는 소식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고 나온 '풍류춤연구소' 회원은 진도북춤, 문화패 '새노리'는 '안녕하지 못해서 치는 북, 안녕하지 못해서 추는 춤'을 선보였다.

행사 진행을 맡은 청소년신문 <필통> 이혁 대표는 "SNS에서 이야기하던 사람들이 광장으로 나왔다. 특별히 짜인 순서가 없이 자유롭게 이야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대학생은 마이크를 들고 "답답해서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 댓글로) 혜택을 받았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상관이 없다는 듯이 행동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21일 오후 진주시 대안동 차없는 거리에서 열린 '진주 안녕들 하십니까-대자보 문화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김종현 기자

또다른 여학생은 "진짜 안녕하신지 묻고 싶다. 지금 우리는 공부란 핑계로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애써 무시하고 있다. 하지만 몇년 뒤 우리는 지금 잘못된 것 때문에 피해를 입어야 한다"라며 동참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행사장 주변에 마련된 벽보판에는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담은 대자보 30여 개가 붙었다. 대자보 열풍의 주역인 고려대 주현우 학생이 쓴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옮겨 쓴 대자보에 이어 그 옆에 시민들은 안녕하지 못한 이유를 써서 붙였다.

"안녕들 하십니까 저는 안녕치 못합니다. 부끄러운 우리나라의 대통령과 비리와 교육과 현실이 저를 안녕치 못하게 합니다", "많이 안녕하고 싶은데, 대단히 안녕 못해서 나왔습니다. 박근혜 방빼.", "저는 '가카'의 고집, 불통, 침묵 때문에 안녕치 못합니다.", "부패한 정부는 모든 것을 민영화한다(촘스키).", "중학생 사교육비 때문에 안녕치 못합니다. 행복한 학교에서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합니다.", "치료 한번에 수백, 수천만 원. 한 달 벌어 한 번 치료. 기차 한 번 타고 만 원. 대한민국 최저임금. 이렇게 살아도 정말 안녕들 하십니까.", "고등학생은 공부만하면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 때문에 안녕하지 못합니다", "박근혜-철도 개방은 민영화가 아니다. 이정현-자랑스런 불통이다. 군-정치 댓글 달았지만 대선개입은 아니다. 지랄이 풍년입니다.", "쬐끔 안녕합니다. 오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고 최종범 열사 대책위에서 노동조합 활동 등 여러 가지 합의가 되었다고 합니다. 고 최종범 열사가 돌아가신 지 52일 만에 삼성이 부족하지만 합의했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민주주의가 안녕치 못합니다. 국가기관의 인터넷 여론조작. 대통령이지만 대통령이 아니다.", "안녕 못해요 학생의 생각이 틀렸다는 학교 때문에 너무나도 힘듭니다", "지리산도 안녕치 못하더이다. 진주의료원 밀양에 강정에 철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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