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속 봄빛, 그걸로 충분하다 이토록 단 이유
날아갈세라
대지에 바싹 붙어 자라는 시금치는
바람이 찰수록 속이 찬다.
잊힐세라
새벽 서리에 잠기면
기어이 태양을 기다려 빛을 낸다.
바다와 시금치가 한 몸이 되는 시간.
바람에도 서리에도
무던한 듯 보이려
굳이 초록을 더해가는 시금치는
그러니까 실은
땅에 붙었다기보다
하늘을 보고 있다.
시금치의 단맛이
남다른 이유다.
권범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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