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속 봄빛, 그걸로 충분하다 이토록 단 이유

날아갈세라

대지에 바싹 붙어 자라는 시금치는

바람이 찰수록 속이 찬다.

잊힐세라

새벽 서리에 잠기면

기어이 태양을 기다려 빛을 낸다.

바다와 시금치가 한 몸이 되는 시간.

바람에도 서리에도

무던한 듯 보이려

굳이 초록을 더해가는 시금치는

그러니까 실은

땅에 붙었다기보다

하늘을 보고 있다.

시금치의 단맛이

남다른 이유다.

남해군 설천면 한 시금치 밭에서 싱싱하게 자라고 있는 시금치.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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