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한솥밥’ 먹는 사람들끼리 서로 손잡고 서로 도우며 힘내야지요!

생선가게 조옥희(56) 아지매

옥희 아지매는 남부시장 번영회부녀회장이다. 번영회 부녀회원은 87명이다. 옥희 씨는 25년 동안 한결같이 이 자리에서 그대로 장사하고 있다.

“거제도 고향입니다. 예전에 부산서 장사하다가 이곳으로 옮겨왔습니다. 이제는 오래돼 단골손님 80%이상이지요. 제수용품과 해물 위주로 팔고 있습니다. 88년부터~ 90년대에는 장사 잘 되었습니다. 근데 마트 생기고 나서는 손님이 많이 줄었습니다. 축협, 농산물유
통 생기고 나서는 타격이 큽니다.”

옥희 씨 남편은 자갈치시장에서 양동수산 취급하고 또 수산센터 중매인으로 일했다. 친정 오빠 때문에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

“남부시장은 이제 상인대학 시작했고 시장 시설도 깨끗하고 위생적입니다. 부녀회원들도 외부 손님 접대나 긴급소집이 있으면 항상 적극적으로 나섭니다.”

   

고기백화점 최원석·임대현 씨

젊은 직원들이 가게 앞에서 오가는 손님들에게 오늘의 고기와 상품, 가격을 큰 소리로 외쳐대며 눈길을 끌고 있다. 순식간에 시장 안 분위기를 확 잡아당긴다. 사람들이 진열대 앞으로 다가선다. 이 젊은 직원들, 최원석 씨는 1개월 차 알바생이고 임대현 씨는 4년차이다.

“수제 돈가스와 곰국이 자랑거리입니다. 최고 상품이라는 말이지요. 우리 집은 다양한 부위와 젊고 활기찬 분위기 등 마트보다 경쟁력이 있습니다. 서비스도 끝내주고요.”

이 집은 젊은 사장의 부친이 축협 일을 했고, 또 형제 중 식당을 하는 사람이 있어 다각적인 영업이 가능하다고 했다. 끝으로 직원들 학력이 시장 최고라며, 전부 동아대 부산대 나온 젊은이들이라고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참반찬고을 김명숙 아지매

“동생과 함께 10년째 하고 있습니다.”

참반찬고을은 남부시장 반찬가게 원조라 할 수 있다. 워낙 소문난 집이라 둘이서 하기에는 벅차다. 같이 일하는 아줌마를 포함해 4명이 일한다.

“재료 일부는 농사지어 충당합니다. 재료도 되도록 좋은 것 쓰고, 계절별로 반찬 종류를 달리 하려고 노력합니다. 단골들이 계절 반찬을 많이 찾지요.”

참고을반찬은 단골매상이 높다. 특이하게도 젊은 주부보다 노인들이 많이 찾는다. 그러고 보니 생선찜, 도토리묵, 생선전, 꼬막 등 반찬 종류가 어른들이 좋아하는 게 많다. 이 집에서 만드는 반찬 종류만 30가지가 넘는 듯하다.

   

제노바 이화연(47) 아지매

가방 가게를 한 지는 21년이 되었다. 처음에는 남편이 하다가 화연 씨가 하게 된 건 10년이다. “아무래도 지금 철이 철인지라 여행용 가방이 많이 팔리지예. 농한기때면 어르신들이 어울려서 같이 옵니더.” 현재 제노바의 주요 고객은 노인들이다. 젊은 층이 시장에서 가방을 사 가는 일은 드물어졌다.

“가방 장사는 대형마트보다 인터넷 홈쇼핑 때문에 더 그렇지예. 장사 안되는 주범입니더. 요즘 아이들은 전부 유명브랜드 찾고…. 장사 안 되는 게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예. 우리 시장에도 홈쇼핑몰을 만들면 좋겠습니더.”

   

옥분떡집 이명옥 아지매

옥분떡집? 딸이름인가, 이름이 정겨웠다. 튀김은 물론 온갖 떡에다 묵 등이 진열 돼 있다. 여름인지라 콩국 판매대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이어 있다. 이명옥 아지매는 말을 건넬 수가 없을 정도로 바빴다.

“가게 이름요? 조카딸 이름입니다. 내가 하기 전에 오빠가 하던 겁니다.”

그러더니 건너편으로 뛰어갔다. ‘옥분떡방앗간’이다. 점포 하나로는 모자라 두 개를 다 사용하고 있는 듯했다. 떡방앗간에서는 만들고 판매는 건너편 떡집에서 하는가 싶었다. 분식류나 콩물 등을 먹는 실내 탁자를 닦으며 다른 아줌마가 말을 건넸다. “아, 내는 장날에만 나오는 알바 할매여~! 쥔 할매한테 물어야 허는데 바빠서 우짜노.”

만선상회 탁진환(50) 아재

19년째 되는 참기름집이다. 탁진환 씨는 ‘인물 좋은’ 사람이었다. 남부시장 번영회 이사이기도 하다. 더위에도 참깨 볶는 가스 불은 올라오고 있었다. 그 열에 얼굴은 달아올랐고 땀은 금방 줄줄 흘렀다.

부인은 마스크에 앞치마까지 두르고 열 앞에서 연신 깨를 옮기고 있었다.

“젊을 때 우연히 기름집을 봤는데 팔기만 해서 엄청 수월해 보이더군요. 부산 진시장 원단상 직원으로 있었지요. 막내였는데 지금도 이 남부시장에서 막내입니다. 그래서 좀 수월할라고 시작했는데 시작하고 3년은 내내 힘들더라고요. 먹는 장사는 시간 지나면 점점 좋아져요. 요즘 같이 경기가 안 좋을 때도 택배 주문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참기름이나 고춧가루 등 한 번 먹어본 사람들이 맛과 질이 좋아 멀리에서도 주문을 하는 경우가 많아 택배로 나가는 물량이 제법이다. 앞으로 택배 판매에 주력할 예정이라 했다.

   

아울렛012 안승원(49) 아재

안승원 아재는 옷 장사는 6년 됐지만 시장으로 온지는 4년 됐다.

“우리가 가져오는 의류는 시장에서 팔기에는 딱 맞는 것입니다. 저가에다 남녀노소를 대상으로 한 모든 옷이 다 있습니다. 그래도 아동 옷이 많으니까 젊은 주부들이 많이 옵니다. 점포세가 시장이라도 좀 비싸지만 기반시설이 잘 되어 있습니다.”

승원 씨는 상인들이 아직 자발적으로 할만큼 되어있지 않으니 시에서 먼저 시장계획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 남부시장을 위해서 좀 강제성을 갖더라도 시에서 확실히 밀고 나가면 상인들도 나중에 알지 앟을까 싶습니다.”

   

고려홍삼 최흥식(70) 아재

남부시장 안에도 약재가게가 있었다. 제법 규모를 갖추고 약재 진열상태가 아주 좋았다.

“20년간 했습니다. 처음엔 태평선식만 하려고 했는데 식생활이 고기, 생선, 채소에서 이제는 오래 사는 걸로 흐름이 바뀌고 있는데 선식만 하는 건 단조롭다고 생각했지요. 이제는 자기 건강을 지키기 위해 사러 옵니다. 매스컴에서 말하는 것을 많이 찾습니다. 딱 맞아서 좋다고 찾는 사람도 있고 사람 따라 많이 찾습니다.”

최흥식 아재는 영천, 안동, 금산 등 좋은 물건이 있는 곳이면 직접 가서 구입한다. 70 나이에도 아주 밝은 얼굴에 깨끗한 피부를 가졌다고 하니 크게 웃으신다.

“짚신쟁이 헌신 짓는다고 좋은 보약이 이리 많아도 정작 돈 생각하고 먹을 여가가 없습니다. 제일 먼저 마음을 편히 갖는 게 보약입니다. 그다음 몸을 도우는 약재를 먹는 건데 우리집 약재는 깨끗하고 가격도 좋습니다. 많이들 오세요.”

   

경남횟집 한기환(41) 아재

“북부시장에서 하다가 그곳이 죽는 바람에 영 장사가 안 돼 이쪽 남부로 이사 왔습니다. 여름이 비수기라 지금 조금 한산하지만 여기는 장사가 비교적 됩니다. 북부 쪽은 사람이 없습니다. 남부시장은 지금도 장날에는 시장 길이 밀립니다. 오전 장, 오후 장이 서는데 좀있다 오후 5시 지나 저녁장이 설 때면 또 왕창 바빠집니다.”

한기환 아재는 횟집을 14년째하고 있지만 남부시장에서는 4년째 하고 있는 중이다. 경남횟집은 시장 안 식당이 저녁이면 문을 닫는 것과는 달리 평일에도 11시까지 영업을 한다.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저녁장사가 제법 잘 된다. 아무래도 점심시간에는 회덮밥 등 간단한 메뉴를 많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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