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83% "학생들 대화 대부분은 욕설·비속어"…학교폭력 원인으로 이어져

지난달 인천에서는 스마트폰 채팅(카카오톡)으로 욕설을 주고받던 초등학생이 칼부림을 한 사건이 일어났다. 언어 파괴가 어린 학생들을 폭력으로 내몰았던 것이다. 특히 청소년들의 욕설과 비속어 사용 습관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학교폭력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올해로 한글을 반포한 지 567돌이 됐다. 이런 가운데 국립국어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등학생 95%가 일상어에서 욕설을 써 언어순화 교육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사들의 설문조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전국 초·중·고등학교 교사 28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학생 언어사용 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교사의 약 83%가 학생들의 대화 대부분은 욕설과 비속어, 은어라고 대답했다. 학생들의 욕설 강도에 대해서는 53%가 심각, 34%가 매우 심각하다고 했다. '개새끼, 병신, 존나' 등은 청소년들이 말 끝마다 붙이는 흔한 말이 됐고,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안얄라줌(알려주지 않음)' '개드립(터무니없는 발언)' 등의 신조어는 일상이 됐다.

또 욕설과 비속어 등 가장 많이 쓰는 시기는 중 1~2학년과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나타나 언어파괴 현상은 점차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청소년이 사용하는 욕설과 비속어가 성과 관련되거나 계층 간 갈등을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를 바라보는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학교 생활지도는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학생의 언어 순화와 관련해 현행 교육과정과 학교 내 생활지도가 충분하냐'고 물은 질문에 전체 교사의 48%가 '아니다', 28%는 '전혀 아니다'라고 답해 교사 대부분이 만족하지 못했다.

실제로 교육부가 추진하는 학교문화개선 연구·선도학교는 전국 150개교에 불과하고 경남지역은 단 2곳뿐이다. 이들 학교는 언어문화개선에 힘써야 하는데 프로그램은 학교와 가정에서 쓰면 좋은 말 중심으로 한정되어 있다. 또 청소년들은 인터넷과 휴대전화에서 언어 파괴가 두드러지지만 스마트폰 사용 금지 등으로 대처하고 있다.

도교육청이 발표한 '2012 인성교육실천 연구·선도학교 자료집'을 살펴봐도 대부분 학교는 바른말 사용하기 구호를 정하는 등 캠페인성 활동에 그쳤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사 80% 이상이 학생들이 욕설을 사용하지 않도록 학교에서 교육적 노력을 해야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며 앞으로 학교 역할은 더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한국청소년복지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체육대 길은배 교수는 "욕설 사용은 통과의례적 문화로 볼 수 있다. 오히려 청소년보다 기성세대의 책임이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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