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부의 역점사업이었던 ‘한식 세계화’ 사업을 두고 뒷 말이 무성하다.

최근의 감사원 감사결과만 놓고 본다면 실패한 사업이라 규정 할 수 있다. 한식과 관련이 없거나 있더라도 관련성이 적은 행사로 예산을 낭비하고 부실집행을 하였다 하기에 국민들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는 한식 세계화 같은 문화사업은 장기간에 걸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수출실적처럼 단기간에 실적을 올리고자 하는 전시행정과 밀어붙이기식 사업이 빗어낸 부작용으로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려한 실패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식 세계화’는 지속적으로 추진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음식과 음식문화는 세계에 내놓아도 결코 부끄럽지 않는 가장 강력한 한류자산이며 창조경제의 단초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출발점은 아주 작은것에서부터 시작 되어야 한다. 국가적인 거창한 프로젝트, 전시(박람)회 등을 통한 전시행정이 아니라 한국적이고 토속적인 어머니의 손길과 정성이 어울어진 시골밥상에서 가장 한국적인 맛을 찾아내고 이를 육성·지원 하는 것이 필요하다

몇 해 전 타계한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인 앙드레김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 이라며 한국의 동양적인 문화의 우수성을 전파하고 세계화하는데 많은 노력과 공헌을 하였다.

한식의 세계화도 “전통적인 한식의 맛을 되살리고, 세계인의 입 맛에 맞는 다양한 음식을 누구나 손쉽게 요리해서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개발하고 지원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여야만 한다. 문화적인 사업은 결코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일본의 스시나 사시미, 데리야키의 세계화 사례처럼 꾸준한 노력과 지원정책이 절실히 필요하다. 여건은 그리 나쁘지 않다.

서구의 유명 스타 세프들도 한국의 발효음식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음식의 종류와 다양성, 요리 방식과 맛, 무엇보다 건강성 등 모든면에서 한식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만큼 앞으로의 ‘한식 세계화’ 는 거창한 이벤트나 홍보·전시회가 아니라 가장 한국적인 맛과 멋, 향기를 어우러내는 시골밥상에서 출발하여 맛 이상의 한국 고유의 어머니의 손 맛을 느끼게 하는 문화상품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아직도 뉴욕 한복판에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울려 퍼지고 있으며 LA 한인타운과 베버리힐스에는 국내 외식기업들이 굳건히 자리를 잡고 있다. 정부가 하지 않는 한류 세계화를 이들이 하고 있다는 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한식 세계화’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거창한 실적위주가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준비하여 세계 곳곳에 한국의 맛과 멋, 어머니의 손 맛으로 세계인을 사로잡을 날을 기대해 본다.

/남광호 농협창녕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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