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가 폐지 수집 노인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제공 시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혀 환영을 받고 있다. 올여름 불볕더위에도 하루 생계가 급급한 노인들이 땀 흘려가며 폐지 수집을 하는 광경을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일사병은 물론 교통사고의 위험에도 무방비 상태에 내쳐진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를 마련하겠다는 뜻이니 반가울 수밖에 없다.

아직 실태 파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사정인지라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려면 더 기다려야겠지만 주로 공공근로로 흡수할 방침인 듯하다. 그러나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들 대부분은 사실상 노상에서 공공근로를 할 만큼 기력이 좋지 못해 더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작년 말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비중은 열 명 중 한 명을 넘어섰다. 15년 내로 다섯 명 중 한 명에 달할 것이다. 그런데 전체 노인 중 절반 정도는 중위 소득도 얻지 못하는 빈곤층에 속해 있고, 65세 이상 노인층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최고이다. 식민지배와 전쟁을 거치면서 극도의 가난을 견뎌가며 오늘의 경제성장을 이룬 노년세대가 그 노고를 대접받기는커녕 가족의 효도도 받지 못하고, 사회적 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고용의 질이 그다지 좋지 않은 기존의 공공근로 방식만으로는 소득이나 사회보험 등 일자리의 질적인 측면이 충당되기 어렵다. 그래서 적절한 대안으로 손꼽히는 것이 노인 일자리와 사회적 기업을 연계하는 정책들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일찍 시작한 안성시의 사례를 보면 대한노인회 지회에서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빈병을 비롯하여 종이, 상자, 캔, 플라스틱, 현수막 등 재활용품을 지역의 병원, 대형마트, 약국 등에서 수거하여 이를 분리하거나 현수막은 앞치마나 자루 등 새숨 상품으로 만들어 수익을 내고 있다. 50명 정도의 노인이 공공근로를 할 때보다 나은 작업조건에서 두 배가량의 소득을 올리면서 4대 보험의 혜택도 보고 있는 것이다.

날로 심각해질 빈곤, 질병, 고독, 무위로 시달리는 노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사회적 기업 제도를 잘 활용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찾아보면 좋겠다. 누구나 나이를 먹건만, 또 노인들이 있어 젊은이들이 있건만 노인들의 자립과 자존감을 세워줄 수 있는 지속가능한 시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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