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는 그런다.

"맛있는 경남? 도내 이름난 것은 다 먹어보고 다니겠네! 정말 부럽다!"

맞는 말이다. 우리 지역에 이름난 특산물을 현지에서 날것 그대로를, 그것도 가격 만만찮은 것들을 내 돈 아닌 회사 출장비로 맛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래도 '배부른 소리'를 좀 하자면…. 이번 함양 흑돼지 취재에서는 음식점을 두 군데 들렀다. 빠듯한 취재 일정 때문에 식당을 연이어 찾아야 했다.

읍에 있는 어느 음식점에서는 흑돼지 부산물로 요리한 음식을 맛보기로 했다. 돼지국밥, 그리고 순대였다. 취재진 세 명은 입에서 사르르 녹는 그 맛에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돼지국밥은 국물만 맛보려 했으나, 결국 밥 한 공기를 나눠 먹었다.

   

그리고 곧바로 마천면으로 이동했다. 현지 주민이 적극 추천한 어느 식육식당으로 들어갔다.

이곳에서는 흑돼지 삼겹살과 갈비찜을 시켰다. 물론 양을 최소화해서 주문했다.

두툼한 삼겹살이 불판에서 자글자글 익는 소리가 귀를 사로잡았다. 삼겹살을 한 점 한 점 입에 넣었다. 젓가락 움직이는 속도가 갈수록 더뎌졌지만, 아직은 괜찮았다.

마지막으로 식탁에 올라온 것은 갈비찜. 평소 같으면 세 명 먹기 적당한 양이었다.

하지만 이미 배가 빵빵해진 세 명에게는 너무 가혹한 양이었다. 그래도 음식을 남길 수는 없었다. 옆에 있던 선배는 강요 아닌 강요의 눈짓을 보냈다. 조금 남기기는 했지만, 나름 선방할 수 있었다.

그것으로 끝은 아니었다. 회사 동료들이 흑돼지 삼겹살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 와서는 전달만 하고 빠지려 했지만, 어찌 하다 보니 또 흑돼지 파티에 발을 들였다.

온종일 흑돼지 음식을 접하다 보니 속이 편치 않았다. 집에 가서 탄산음료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 그렇다. 며칠 지나니 그 쫄깃쫄깃한 흑돼지 삼겹살이 또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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