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2만 5000석 계획 조정 놓고 창원시에 조건부 양보안 제시

"진해 육대부지가 아닌 구 창원이나 마산에 야구장이 들어선다면 신축 야구장 축소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창원시의 새 야구장 규모 축소 추진과 관련해 '입지 변경'을 조건부로 요구해 파장이 예상된다.

시는 정부 지원을 받고자 안전행정부 투융자 심사 과정을 거치고 있지만 지난 3월 1차 심사에 이어 지난 7월 2차 심사에서도 재검토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창원시 인구 규모에 비해 신축 야구장이 지나치게 크다는 문제 지적이었다.

창원시는 이에 일반 관중석 1만 8000석과 잔디석 4000석으로 규모 축소를 계획하고 있지만 KBO는 애초 약속한 2만 5000석이 지켜져야 한다는 완강한 입장이다.

진해 육대부지 전경./경남도민일보DB

창원시는 해법을 찾기 위해 지난 5일 NC 다이노스에 새 야구장 규모 축소 방안에 대한 협의를 요청했다. 자체 판단이 어려운 NC는 KBO에 의견을 구했고, KBO는 앞서 입지 이전 요구를 담은 내용의 공문을 지난 7일 회신한 것이다.

KBO는 공문을 통해 "창원시가 약속한 내용(2만 5000석 신축 야구장)은 당시 KBO 이사회가 신생구단의 창단을 승인하게 된 가장 핵심적인 조건이었으며, KBO가 임의대로 변경할 수 없는 사항"이라면서도 "만약 창원시가 신축 야구장을 현재 추진 중인 육대부지가 아닌 구 창원시 또는 마산 지역에 건립할 수 있다는 전제를 두고 규모 축소를 제의한다면 KBO 이사회를 통해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진해 육군대학부지만 아니라면 야구장 규모 축소를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까지 창원시와 6차례에 걸쳐 협의를 진행한 KBO가 '조건부 양보안'을 처음으로 제시한 셈이다. 이는 애초 진해가 아닌 구 마산이나 창원 지역을 새 야구장 입지로 선호했던 NC의 이해관계와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창원시는 안전행정부 3차 투융자 심사를 받으려면 8월 말까지 안행부에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3차 심사는 10월에 진행되며 이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내년 심사를 기약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KBO와 약속한 2016년 3월 완공도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KBO는 다음 주 초 육대부지 입지 타당성에 관한 자체 용역보고서도 발표할 예정이어서 창원시로서는 더욱 난감한 지경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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