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은 떡을 떡은 팥을 팥은 정성을 품고, 서로 드러내지 않아 더 돋보이는 조화

'망개떡'은 오묘하다. 세 가지 맛이 있다. 잎·떡·팥이 저마다 내는 매력이다.

그렇다고 제각각이지 않다. 잎은 떡을, 떡은 또 팥을 품고 있다.

다른 듯하면서도 조화롭게 하나를 이룬다.

이 세 가지는 어느 것이 더하고 덜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

잎은 시원한 자연 향을 내뿜는다. 단지 그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떡이 변하지 않고 오랜 시간 버틸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기 위해 소금물에서 길게는 1년 가까운 시간을 견딘다.

잎을 살짝 벗겨 내면 떡이 하얀 속살을 드러낸다. 윤기가 잘잘 흐른다.

떡 모양은 빚는 방법에 따라 다르다. 네 모서리를 각각 접기도 하고, 돌돌 말기도 한다.

그래도 씹히는 맛은 다르지 않다. 찹쌀 아닌 멥쌀로 빚은 것이라 흐물거리지 않는다.

팥은 한입에 삼키는 이들에게는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달달함을 전하며 그 존재를 알릴 뿐이다.

오늘도 의령에서는 100여년 전과 같이 망개떡에 정성을 쏟는 여인들을 볼 수 있다.

잎을 따고, 떡을 빚고, 팥을 끓이는 그 모든 과정 하나하나는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잎 따면서 가시에 찔리고, 팥 끓이면서 데는 것도 여전히 감내한다.

의령 망개떡은 이곳 여인들 정성이 빚은 조화로운 결과물이다.

/사진 박일호 기자 nam@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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