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 가장 흔한 처방 약제

59세의 남성이 복통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내원 2일 전부터 복통이 생겼으며 양상은 콕콕 찌르고 쓰린 양상을 보였으며 위치는 상복부 중앙이였다. 식후 2시간 정도에 악화 되었으며 음식을 먹거나 제산제를 복용하면 통증이 가라앉았다. 평소 혈압약 및 아스피린을 복용하였으며 하루에 한 갑씩 30년간의 흡연력이 있었다, 상부 내시경을 시행하였으며 십이지장 구부에 활동기의 십이지장궤양이 발견되었고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검사인 신속요소분해효소 검사에서 양성 소견을 보였다.

우리가 음식을 삼키면 식도를 지나 위, 소장, 대장을 통과하면서 소화가 되어 영양분 및 수분을 흡수 하게 된다. 십이지장은 위와 접하고 있은 소장의 일부로 위산을 포함한 음식물이 넘어오는 부위로 위와 함께 궤양이 호발하는 부위이다,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을 포함하여 소화성 궤양이라 한다.

궤양이란 점막 손상의 크기가 5mm 이상이면서 점막하층 이상의 조직 결손이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 위장관은 입에서 항문에 이르는 관상 구조로 이루어진 기관으로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크게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층 등으로 이루어졌다. 점막에 국한된 조직 결손 즉 미란의 경우는 쉽게 상피세포가 재생되지만 보호막 역할을 하던 점막 및 점막하층의 결손이 발생한 궤양의 경우는 위산이나 소화효소에 취약하게 된다, 심한 경우 출혈, 천공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소화성 궤양은 유병률이 약 10%에 이를 정도로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위, 십이지장 점막은 위산, 소화효소, 담즙산, 약제, 세균, 음식물에 포함된 유해물질 등에 의해 끊임없이 공격을 받고 있지만 정교한 생물학적 시스템이 점막 손상을 방어하고 있으며 동시에 점막 손상 발생 시 신속하게 복구시키고 있다. 하지만 위산 등의 공격인자가 증가 되거나 헬리코박터균 감염 및 아스피린,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 복용 등에 의해 방어인자들의 기능이 저하되면 소화성 궤양이 발생한다.

소화성 궤양의 흔한 원인으로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아스피린 및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의 사용, 신체적 스트레스 등이 있다. 위의 산성 환경에서 대부분의 미생물은 증식하지 못하지만 헬리코박터균은 위 점액층과 상피세포 사이에 존재하며 요소분해효소를 가지고 있어 강산에 스스로를 보호하며 점막 손상을 일으켜서 소화성 궤양을 유발한다. 십이지장궤양 환자의 90% 이상, 위궤양 환자의 70% 이상에서 이 균의 감염이 증명되며, 성공적으로 제균되면 궤양의 재발이 현저히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는 가장 흔하게 처방되는 약제 중 하나이다.

가벼운 부작용은 구역과 소화불량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각한 부작용으로 출혈성 궤양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위 점막 방어체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국소효과와 상피세포들의 신속한 복구에 관여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의 생성 억제로 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쇼크, 패혈증, 심한 화상, 심한 상처, 두부 손상 등의 신체적 스트레스는 위산 분비 증가 및 점막 허혈 등을 일으켜 궤양을 유발한다.

십이지장궤양의 전형적인 증상은 명치 부위에 타는 듯한 통증이 식후 1시간에서 3시간 정도 지나 속이 빌 때쯤 흔히 나타나며 제산제를 복용하면 통증이 완화된다. 반수 이상의 환자들은 밤에 심한 통증을 겪기도 한다. 그러나 궤양을 앓고 있으면서도 전형적인 증상이 없을 수 있기에 소화불량 및 속쓰림 등이 있을 경우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여야 한다.

소화성 궤양 치료는 항궤양제 복용 외에도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확인되면 궤양의 재발을 막기 위하여 제균 요법이 필요하다. 위궤양의 경우는 위암과 구별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치료 후에 반드시 추적 내시경을 시행하여야 한다. 흡연자의 경우 잘 치유되지 않으며, 합병증 병발이 높기에 금연을 시행하여야 한다. 음식물의 경우 기본적으로 제한을 두지 않으나 환자가 먹어서 증상이 악화되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알코올이 궤양을 악화시킨다는 보고는 없으나 포도주, 맥주 등은 위산 분비를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어 금하는 것이 좋다. 커피도 위산 분비를 항진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삼일정풍병원 내과전문의 이현재 과장

삼일정풍병원 내과전문의 이현재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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