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넌 이 뿌리의 뿌리가 마침내 여기에 내렸더라

양파…. 얼핏 보면 모르지만 자세히 보면 숨겨진 특별한 매력을 찾을 수 있다.

무심하면서 멋 안 낸 듯,

은근슬쩍 멋 낸 듯한 양파 매력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첫째, 처음과 끝이 다른 반전이 숨어 있다.

강한 첫인상은 부드러움으로 마무리된다.

처음 만나는 순간, 코끝을 톡 쏘는 매운맛에 잠시 얼굴 찌푸리게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달콤함에 빠져들게 한다.

둘째, 뽀얀 피부를 자랑한다.

   

피부가 하얗다는 것은 혈액순환이 잘 되는 건강미를 상징한다. 막힌 혈관 찌꺼기를 제거하고 기를 잘 돌게 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

셋째, 불필요한 지방은 안 키운다.

먹을 것이 넘치는 사회에 살고 있으나 먹고 싶은 욕구를 참아야 하는 현대인들 다이어트에 훌륭하다.

특히 콜레스테롤 높은 인스턴트 음식이나 기름진 중국 음식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넷째, 변신의 귀재다.

때로는 장아찌로 새콤하게, 때로는 진액으로 달콤하게…. 때와 장소에 따라 어디에서든 분위기를 맞춘다.

술을 즐겨 마시는 아빠, 매일 밥상 메뉴를 걱정하는 엄마,

색다른 먹을거리를 원하는 아이들을 만족하게 한다.

다섯째 매력, 활력이 넘친다.

기원전 4000년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힘을 솟게 하는 음식으로 이용됐다. 그 효능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이들 활력소로 자리 잡고 있다.

여섯째, 보약 가운데 보약이다.

스트레스로 뻐근해진 목과 어깨, 결리는 허리와 다리…. 값비싼 보약을 찾기 전에 아침마다 이것을 이용한 즙을 먹는다면 하루가 달라진다.

일곱째, 센스가 있다.

한식에서부터 양식까지 빠지는 데가 없다. 육수와 소스에 살짝 곁들여져 자칫 심심할 수 있는 맛을 살린다.

여덟째, 검소하다.

6월 중순에 접어들어 창녕군 대지면 석리 들판에서 농민들이 양파수확을 하고 있다. 수확한 양파를 담아 놓은 빨간색 망사자루 수백 개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고작해야 걸치는 것이 빨간 망사 정도다.

화려한 포장지 아닌 소박한 빨간 망사에 있으면서도 언제든 그 매력을 발산할 준비를 한다.

여덟 번을 까야 비로소 매력의 절정을 보여준다는 양파, 이것을 우리나라에서 처음 재배한 곳이 창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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