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보도…해당교사 "당시 시대상황 전달하는 과정서 왜곡"

사천 한 고등학교 국어교사가 수업시간에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편향적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남도교육청이 해당교사와 학생들을 상대로 진위를 조사하는 등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또 편향적 발언의 당사자로 지목된 해당 교사는 도교육청을 통해 해명자료를 배포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향신문은 19일 <교사가 수업 중 '전라도는 배반의 땅' … 지역 편향 발언 듣던 여학생 눈물>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교사가 수업 중에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편향적 발언을 해 학생이 울음을 터트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이 수업을 들은 학생들의 말을 인용해 '지난 3일 사천 ㄱ 고 2학년 국어 수업시간에 ㄴ 교사가 "역사적으로 전라도는 배반의 땅"이라며 "태조 이성계가 죽기 전에 했던 말로 전라도에서는 인재 등용을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ㄴ 교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위대한 지도자"라며 "박 전 대통령이 이룬 게 많은데 한국 국민들은 그를 비난한다"고 밝혔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그리고 '수업시간에 이런 얘기가 이어지면서 부모가 광주 출신인 한 여학생 눈에 눈물이 맺혔다. 수업이 끝난 뒤 학생들이 모여 울음을 터트린 여학생을 위로하며 이유를 묻자 "선생님의 말에 상처를 받았다"는 답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특히 학생들과의 인터뷰 내용도 자세하게 실었다. '솔직히 우리 세대는 지역감정이 별로 없는데 지역감정이 섞인 얘기를 하니까 어른들이 갖고 있는 안 좋은 모습을 물려주는 느낌이었다', '수업시간에 공개적으로 그런 얘기를 하면 잘 모르는 애들은 선생님이 하는 얘기가 다 맞다고 받아들일 것 아니냐',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단순히 '위대한 지도자'라고만 하니까 사이비 종교를 보는 것 같았다'는 등의 내용이다.

이에 대해 해당 교사는 해명자료를 통해 "박정희 대통령은 우리나라 경제를 일으킨 사람이다. 그러나 장기집권에 따른 폐해가 많았다. 박정희 대통령이 세계의 위대한 지도자 상에 몇 번 올랐다고 들었다. 그런데 장기집권과 독재 정치로 인해 그 상에 뽑히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전라도는 배반의 땅'이란 의미는 태조 이성계가 한 말을 지적하며 왕이란 사람이 후대에 이런 말을 남겨 잘못된 인식이 오늘날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빌미가 되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밝혔다.

교사는 수업 시작 전 학생들에게 배경 설명을 하려고 박정희 전 대통령 이야기를 꺼냈다고 했다. 그는 "현재 가르치는 교과목은 문학으로 1983년 발표한 고정희 님의 '상한 영혼을 위하여'를 수업하고 있다. 작품 발표 연대가 1980년대 초기라 학생들이 작품을 쉽게 이해하도록 그 당시 시대 상황을 학생들에게 들려주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런 말을 수업시간에 할 정도로 이성이 없는 교사는 아니다. 왜곡된 사실이 하루 빨리 밝혀지기를 바랄 뿐이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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