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마산구장서 롯데와 격돌…지역 팬들 '경기 갈증 해소 대환영'

꼬박 32년을 기다렸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변방에 그쳤던 경남 야구가 새롭게 태어난다.

창원을 연고로 한 NC 다이노스가 오늘(2일) 오후 6시 30분 마산구장에서 역사적인 1군 개막전을 치른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도내 야구팬에게 '애증의 상징'인 롯데다.

82년 이후 프로야구에 목말랐던 도내 야구팬은 '울며 겨자먹기'로 1년에 5∼6경기를 배정하는 롯데 경기에 목을 맸다. 버스 방화부터 최루탄 소동, 새총 사건, 철문 용접사건까지 한국프로야구 난동사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마산구장이지만, 이 역시도 프로야구에 대한 갈증이 한 원인이었다.

이런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줄 창원 연고의 다이노스가 롯데와 홈 3연전을 시작으로 첫 항해에 나선다.

NC는 롯데에 대한 애정이 컸던 창원팬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라도 롯데만은 반드시 잡겠다는 각오다. 특히 9구단 창단 과정에서 롯데가 가장 분명한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등 앙금도 남아 있는 상태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양 팀의 대결을 올 시즌 최고 흥행카드로 꼽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개막 경기가 없었던 NC는 느긋하게 롯데와 맞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홈에서 한화와 2연전을 치른 롯데는 NC와 맞대결이 조금은 부담스러운 눈치다. 롯데는 구단의 역사나 전력으로 볼 때 이겨야 본전인 상황이기에 더욱 그렇다.

김경문 감독은 이러한 양 팀의 분위기를 잘 꿰뚫고 있다. 김 감독은 평소 "다른 팀은 몰라도 롯데는 꼭 이겨보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다녔다.

시범경기에서는 NC가 2차례 롯데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며 녹록지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NC는 롯데와 3연전에 아담(A)-찰리(C)-에릭(E), 즉 'ACE(에이스) 트리오'로 불리는 외국인 투수 3인방을 모두 집중 투하할 예정이다. 롯데도 지난 시즌 국내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친 유먼을 첫 선발로 내세운다고 밝혔다.

지역적인 경쟁 구도에서 생긴 자연스러운 라이벌 의식에다 58년생 개띠 김경문, 김시진 두 동갑내기 감독의 사령탑 대결까지 얽히면서 이날 경기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지게 됐다.

한편 NC 다이노스의 모기업인 엔씨소프트도 이날 직원 1100여 명을 마산구장에 급파해 뜨거운 응원전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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