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소방서 직원 용화사 템플스테이 경험

'불나지 말라고 통영소방관들이 절에 가서 빌었다?' 그리고 지난 1월 이른 아침 '통영소방서 직원 100여 명이 영화관으로 간 이유는 뭘까?'

답부터 말하면 영화관은 회의를 위해서였고, 통영 유명 사찰인 미륵도 용화사에서 '템플 스테이'를 하기 위해서였다.

통영소방서는 지난 1월 직원 정기조회를 이른 아침(조조) 통영 한 영화관에서 열었다. 설경구 주연 소방 영화 <타워>를 보기 위해 '단체로' 영화관에 몰려갔던 것이다. 상영 전 통영소방서장은 30분쯤 재미없는 이야기를 한 뒤 500만 이상 관객 수를 기록한 이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 통영소방서 새해 1월 새 업무는 이렇게 시작됐다.

통영소방서 직원들은 21일부터 1박 2일 용화사에서 템플스테이를 경험했다. /통영소방서

이 의심스런(?) 일을 벌이는 주인공은 통영소방서 김용식 서장이다. 그는 "소방서에서 이왕 받는 교육이나 행사, 재밌고 효과도 있는, 새로운 걸 경험해 보자는 취지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그의 톡톡 튀는 생각으로 직원들은 전에 없던 경험을 하고 있다. 이번 3월에는 절에 갔다. 129명이 정원인 통영소방서는 지난 21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3차에 걸쳐 템플스테이를 경험했다.

28일 마지막 팀이 체험을 마쳤다. 종교적 이유로 참석을 거부하는 직원은 다른 교육으로 대체했다. 템플스테이지만 이 체험의 정식 명칭은 '무사고 365일 운동 실천 결의대회'였다.

템플스테이 첫날 오후 3시 직원들은 용화사에 몸을 맡겼다. 도착한 직원들은 휴대전화를 껐고 공양을 했다. 108배를 했다. '빨리 출동'이 몸에 밴 이들에게 스님은 '느림'을 설법했다. 다도(茶道)를 체험하고 참선하면서 이들은 딱 하루 '불끄는 일'을 내려놓았다. 다녀온 직원들의 반응은 예사롭지 않다.

통영소방서 서민정(33) 소방사는 "명상을 하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나를 바라보자 서서히 스트레스가 풀려갔다"고 참선 당시를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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