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와 관광 사업으로 거제를 새롭게"

거제시청 1층 민원실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얼굴이 약간 부은 권민호(57․새누리당) 거제시장이 민원창구 한쪽 집무실에서 걸어 나오는 모습이 민원인들과 함께 오버랩 됐다. 감기 탓인지 악수하는 손은 뜨거웠다. 툭 트인 민원창구 옆에 집무실이 오픈돼 있다 보니 그는 맘껏 아픈 내색도 못하는 듯했다.

7, 8대 경남도의원을 지내다 민선 5기 거제시장에 뽑힌 권민호 시장은 세 명의 전임 시장을 반면교사로 삼아 섬기는 행정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단다. 민선 1기 조상도, 2~3기 양정식, 3~4기 김한겸 시장 모두가 뇌물수수 혐의로 사법 처리되는 불명예를 안아 거제시민들의 자존심을 구겨놨기 때문이다.

해양플랜트와 관광인프라 구축. 2013년 거제시의 핵심 사업이다. 권 시장은 처절하도록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덕에 ‘강한 집념’과 ‘성실’이 주특기라고 했다. 남은 임기동안 그의 특기가 유감없이 발휘될 것인가, 평가는 2014년 6월 시민들이 하게 될 것이다.

민원인을 상대하는 권민호 거제시장(좌)./박일호 기자

거제서 거가대교 개통식 ‘보람’

-민선 5기 취임 후 가장 큰 성과는 뭐죠.

“보람과 성과가 있습니다. 보람 중에는, 거가대교 개통식을 거제에서 했습니다. 당시에만 해도 개통식을 가덕도 인터체인지에서 하는 걸로 잠정적으로 잡혀 있었습니다. 사실 대통령이 오는 행사였기 때문에 경호상 문제가 있었습니다. 거제에서 개통식 하기가 현실적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왜 거제에서 해야 된다고 생각했냐면,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교량은 섬이 의미가 큽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신거제대교(통영~거제)를 개통했을 때 거제에서 개통식 할 장소가 없어서 통영에서 했습니다. 당시 거제시민들이 분노했습니다. 시민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고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거가대교가 주는 의미는 대단히 큽니다. 자존의 문제가 더 크겠다 싶어, 청와대에 하소연 많이 했습니다. 부산에서 (개통식)안 한다고 해서 부산시민들이 자존심 상하고 한탄할 일은 없다, 거제에서 전에 그런 일이 있었으니 이번엔 거제에서 하도록 해 달라, 안 그러면 개통식 축하하러 거제에선 아무도 안가겠다 그랬죠. 청와대에서 거제경찰서장에게 물었습니다. 경호상 문제가 없겠는지. 근데 경찰서장이 고맙게도 이상 없다고 해서 거제에서 개통식을 했습니다. 그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습니다.”

권민호 거제시장./박일호 기자

-성과는 어떤 거죠?

“2년 7개월 만에 성과물을 가시적으로 내기란 굉장히 짧은 시간입니다. 행정은 절차 거치는 짧고 긴 과정들이 많습니다. 확정된 사업들을 얘기해보면, 거가대교 타고 (거제 방향으로)오다보면 송정IC 부분이 단절돼 거제 시내를 관통해 통영, 고성 쪽으로 가게 됩니다. 주말에 차가 많이 밀립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정체현상 보이기 때문에 송정~문동까지 단절구간 연결시켜 달라고 정부 부처에 하소연했습니다. 정부도, 경남도도 그 중요한 도로에 대한 기본계획도 없었습니다. 제가 2년 몇 개월 동안 뛰어다녔더니 정부가 2299억 원, 공사비 100%를 부담해 준고속도로 형태로 개설해주기로 했습니다. 도심지를 관통하지 않고 외곽으로 둘러서 통영으로 벗어날 수 있어 교통 흐름이 완벽하게 됐습니다.”

-홍준표 지사가 거제 순방 때 해양플랜트산업지원센터 터 조성비 10억 원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던데.

“올해 초 해양플랜트센터를 유치했습니다. 거제는 해양플랜트 산업 도시입니다. 부산, 경남 몇 곳에서 유치 경쟁 심하게 했습니다. 거제는 삼성, 대우 해양플랜트 주 생산기지라는 당위성을 가지고 유치했죠. 해양플랜트 하나 만드는 것도, 전체 국산화 비율이 20%밖에 안 됩니다. 고가 플랜트를 수주하고도 돈은 외국에서 다 버는 시스템이죠. 해양플랜트센터가 경쟁력 있는 백업 역할을 할 겁니다.”

-조선 산업이 침체해 있는데,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미국, 유럽 재정위기로 세계 경제상황 많이 안 좋습니다. 선박은 경기 좋아야 수출 늘어나고 하는데. 선박 수주 떨어진 상탠데, 그나마 해양플랜트 비중이 늘어나면서 큰 걱정할 정도는 아닙니다. 배를 만드는 것 하고 해양플랜트를 만드는 것 하고 기술이나 노동 인력이 전혀 다릅니다. 배는 어찌 보면 시리즈로 설계 하나로 같은 배를 10척, 20척 만들 수 있는데, 해양플랜트는 각기 설계가 다릅니다. 기술, 인력이 다 다릅니다. 작년에 해양플랜트 비중이 늘었는데 맞춤식 인력이나 시스템이 부족하다보니 물량 확보하고도 지역경제와 바로 연결이 안 됩니다. 내년쯤 접어들면 해양플랜트 물량이 있기 때문에 시스템 바꿔 가면 지역경제도 호전될 것이고, 배를 모으면 수주도 늘어날 것이고, 경제 여파는 내후년까지는 연장될 겁니다. 세계 경기회복에 따라 내후년 이후로는 상승곡선을 탈 겁니다.”

권민호 거제시장./박일호 기자

“결과 나오는대로 따르겠다”

-김백일 동상 건립과 관련해 논란이 일다가 지금 소송 중인데, 거제시 입장은 뭐죠.

“김백일 동상, 이거 참 문젭니다. 김백일 장군이란 사람이 공과 과가 뚜렷하게 다 있습니다. 일제 침략기에는 젊은 나이에 군관학교에 갔습니다. 일본 군관학교다 보니 당연히 일본 군인이죠. 일본한테 저항하는 사람들은 탄압 대상이 됐을 것 같고, 다만 어떻게 구체적으로 김백일이 친일했는가 하는 구체성은 없습니다. 김백일 장군이 원래 이북사람인데, 6․25 때 김일성 북한사회에 동조하지 않고 자유평화를 추구해 대한민국에 와서 군인이 됐습니다. 그리고 32살 때 전사했죠. 거제 포로수용소란 곳이 특수한 곳 아닙니까. 초창기에 김백일 장군 동상 건립 제안이 들어왔을 땐 김백일의 공과 과를 전혀 몰라서 찬성했는데, 행적은 옳은 것이 있다 하더라도 과가 있으면 갈등요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하고 소송 중입니다만, 시는 법 소송 결과에 따를 생각입니다. 자연스럽게 서로 합의를 하도록 해서 시가 시민을 리드해 나가야 하는데 갈등이 만들어져서 좀 그렇죠.”

-장승포 호국평화공원 조성사업은 어찌 돼가고 있나요.

“장승포 호국평화공원 사업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 함경남도 흥남에서 거제 장승포까지 1만 4000명 피란민을 구출한 메르디스 빅토리호와 흥남철수작전을 콘텐츠로 테마공원을 만드는 사업입니다. 장승포 일원 부지에 선박전시관 시설 도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2011년 2월 타당성조사 용역 완료했고, 2012년 9월 공공시설 설치동의안이 의결됐습니다. 현재 공원조성계획 변경 등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도 모자이크 사업에 선정됐는데, 올해 2월말 사업성 재평가 최종검증을 거치면 본격적으로 사업 추진할 겁니다.”

-거제에 대형마트나 백화점이 자꾸 들어서는데, 어찌 생각하시는지.

“대형마트나 백화점 개점을 원천적으로 반대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전통시장 주변에 입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전통시장 대표자, 중소 규모 점포 대표자, 상인 대표, 지역단체 등과 잘 협력해서 상생하는 좋은 방법을 찾을 겁니다.”

권민호 거제시장./박일호 기자

300만 원대 아파트, 내년 착공 예정

-추진이 잘 안 되는 공약도 있을 텐데.

공약 20개 정도 했습니다. 잘 안 되는 사업이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완전히 안 됩니다. 장승포 여객선 터미널 재활용하자는 측면에서 일본하고 정기여객선 운영해보면 어떻겠냐는 생각 했는데, 비행기 삯보다 장기간 가는 배를 타겠느냐, 지금으로선 불가능합니다.

장기 과제로 가져가야 될 게 뭐냐면, 해양플랜트 사업 비중 커지고 해양플랜트 산업단지로 이름 바꾸면서 100만 평 정도 추진하는데, 절차가 상당히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300만 원대 서민아파트도 추진하고 있는데, 처음엔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지금은 민간제안사업으로 지을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해서 700가구를 짓기 위해 절차상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착공 될 겁니다.

돌핀파크․지심도 등 관광인프라 사업 본격화

-올해 시정 계획은 어떻게 세우셨나요.

“추진하는 것, 결과물 내야 합니다. 먼저 돌핀파크. 돌고래 애호가들은 반대하는데, 동물이 자연 상태에서 노는 것도 좋지만, 동물이 사람과 같이 어울려 지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수익만 올리기 위해 동물을 학대하는 일은 안 돼죠. 지금은 동물과 체험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노자산 케이블카도 추진합니다. 산림청과 내부적인 절차 밟고 있습니다.”

-환경단체에서 반발하진 않나요. 노자산 케이블카.

“국립공원은 아닙니다. 없으면 좋겠지만 환경훼손을 그리 심하게 하지는 않습니다. 통영 미륵도 케이블카도 성공적이지 않습니까. 민자 형식으로, 관광개발공사가 지분으로 투자합니다.”

-거가대교 관광조성사업도 경남도 승인 받으셨죠.

“거가대교에 있는, 장목 쪽 가까운 곳에 거가대교 관광조성사업을 도로부터 승인 받았습니다. 한화리조트가 숙박시설, 워터파크, 마리나 시설 하는 데 약 1993억 원 정도 투자합니다. 올해 착공하도록 협의 중입니다.

40년 숙원사업이었던 동서 계룡산 터널도 설계발주 조만간 들어갑니다. 내년 초 3~4월 착공합니다, 동서 간, 농촌 도시 간 균형발전 위해 필요한 사업입니다.

그리고 국방부가 소유한, 장승포 앞 지심도라는 동백섬이 있습니다. 이 섬은 외도보다 세 배 이상 면적이 큽니다. 동백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자연생태가 잘 보존된 곳이죠. 국방부로부터 소유권 이전 받으면 관광개발공사가 사업을 하게 됩니다. 그 섬에 많은 관광객 갈 겁니다.”

-관광 인프라 구축 사업이 올해 꽤 많네요.

“예. 이렇게 관광인프라 조성되면 중국 관광객 유치 위해 올해 4~5월에 중국 심양에서 관광유치 거제설명회를 할 계획입니다. 심양시와 협의 중입니다. 대명콘도 등 단체 숙박시설 이 아직 안 지어져서…. 지어지면 바로 추진할 겁니다. 해양플랜트는 정부에서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관광은 민자 유치, 재정사업으로 시가 의지를 가지고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권민호 거제시장./박일호 기자

스스로 감시받기 위해 민원실에서 근무

-시청 1층 종합민원실에서 시장 업무를 보시는데, 왜 그러시는 거죠.

“시가 아픔이 있습니다. 전임 시장 세 분이 어려움 겪었고, 24만 시민이 그런 면에서 허탈감과 자존심이 많이 상해 있습니다. 민선 시장으로 인해 공직사회가 매도되는 안타까움이 있죠. 저는 선배들이 좋은 교훈을 줬다 생각합니다. 비난할 게 아니라. 저는 공직자들에게 아픔을 줘선 안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시장 자리는 유혹의 대상입니다. 거제는 개발 사업이 많기 때문에 더 유혹의 손길이 많죠. 시정 대상은 시민입니다. 어떤 공간 속에서 문 닫아 놓고 할 일은 별로 없습니다. 시민 속에서, 어떤 민원인들이 오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시장)감시 기능도 있고, 유혹에 넘어갈 일이 있을 때 제 마음을 다잡을 수도 있죠. 직원들이 시민들에게 어떻게 응대하는가도 보고. 시장 자리가 일하라고 부여해준 자리지 개인적으로 폼 잡으라고 있는 자리 아닙니다.”

-겸손한 시정을 하고 있다는 평이 있던데, 6기 거제시장 도전하십니까.

“현직 시장은 도전하는 게 아니라 4년 행정을 가지고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기간 추진하는 일, 성과 내고 난 뒤에 시민들에게 물어봐야죠. 능력에 한계 있으니까 물러나야 된다 하면 물러나야 하고, 더 해야 한다고 평가해주면 더 해야 하는 것이고. 지금은 나머지 임기에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시장은) 봉사의 자리고, 또 길게 해서도 안 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100미터 달리기를 합니다. 처음엔 천천히 뛰다가 가속도가 붙어 있는데, (가속도 붙어있는 일들이) 거제에 실익이 뭐냐를 판단해서 생각해봐야 합니다.”

“서일준 부시장, 스카우트 공들였다”

-최근 발령받은 서일준 부시장은 청와대 근무하다 왜 거제에 오게 됐나요.

“사실은 서일준 부시장은 제가 제안해서 스카우트 해왔습니다. 서 부시장은 원래 거제에서 9급으로 출발했습니다. 어찌 보면 부시장 자신이 눈을 뜬 겁니다. 거제에 있는 것보다는 서울로 가서 공직자로서 큰 곳에서 커봐야겠다 야심 갖고 서울 간 거죠.”

-언제부터 스카우트 제안을 하신 건가요.

“10개월 전부터 공을 들였습니다. 중앙에서 풀어야 할 거제시 일들을 부시장이 청와대서 간접적으로 많이 도와줬습니다. 직접 고향에 와서 마지막 봉사를 해달라고 했습니다. 3급이라, 2급이면 부시장으로 올 수도 없으니까. 고향에서 공무원 출발을 했고, 나가서 성공했고, 때론 거부감이나 부담감 있을 수 있겠지만, 어찌 보면 (현재 6급인 공무원들에게)꿈을 줄 수도 있고. 부시장은 한사코 안 오겠다고 했죠, 미국 가서 공부하고 2년 있다가 서울서 공직생활 할 계획이었는데, 집요하게 내가 얘기해서 오게 됐습니다.”

-윤한홍 행정부지사가 데려온 사람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제가 10개월 전부터 진행한 것이고, 그때는 홍 지사나 윤 부지사가 도에 올 줄도 몰랐죠. 윤 부지사와 같은 마산고 출신이라는 이유로 부시장이 오자마자 무슨 청와대 낙하산이란 소릴 들어서 내가 부시장에게 굉장히 미안하죠. 거제시로선 (부시장이 온 것이)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간접적 지원을 했는데 서울 왔다가며 하면서 직접적으로 지원하겠죠. 제가 이제 좀 수월해진 거죠.”

권민호 거제시장(좌)./박일호 기자

<권민호 거제시장의 모든 것>

-성격의 장단점은.

“외모가 워낙 까칠하게 생겼죠. 처음 보는 분들이 엄청 까칠하다고 합니다. 처절한 가난 속에서 삶이 묻어있는 모습이죠. 내면의 모습은 외유내강형입니다. 만나면 오히려 정도 많고 인간적인 면이 많다고들 합니다. 때로는 올곧은 성격이 있습니다. 불의를 보고 못 참는 성격. 선출직에 있기 때문에 화가 나도 참으려고 노력합니다.

단점은 많습니다. 인간사회가 정의만으로 살 수는 없습니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사회에 가치관이 다 다릅니다. 융합하고, 옳지 않은 것을 당장 표현하지 않고 에둘러서 가도 되는데, 바로바로 단호하게 얘기하다 보니까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한 발짝 물러서서 상대를 이해시키고 해야 갈등을 최소화시킬 수 있을 겁니다.”

-술, 담배는 어느 정도.

“담배는 전혀 안 합니다. 안 배웠습니다. 술은, 집안 내력이 술이 안 되는 집안입니다. 집에 아무도 술을 못 마십니다. 근데 저는 많은 사람 만나야 하기 때문에 소주 반 병, 맥주 두 병은 마십니다. 더 이상 마시면 무리입니다.”

-최근 읽은 책 중 인상 깊었던 책은.

“<일하지 않는 개미>라고 일본서 장기간 베스트셀러입니다. 하세가와 에이스케가 지은 책인데. 100% 다 일하진 않는다, 개미도 20%만 열심히 일하고 70%는 다른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 쉬고 있다, 10%는 아예 일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개미 사회를 인간 사회에 접목한 건데, 우리 조직도 100% 다 일하지 않습니다. 100%가 일하면 나중에 피로감 때문에 일을 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감명 깊은 책입니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저는 아버지를 보면서 삶이 어떤 거란 걸 깨닫게 됐습니다. 6남매를 먹여 살리기 위해 온갖 고생하는 것을 보면서 삶에 대한 의지와 강한 집념을 깨달았습니다. 아버지는 가난하고 처철하게 사셨습니다. 고깃배도 타고, 남의 집 머슴도 하고. 아버지의 삶의 정신을 존경합니다. 아버지는 돌아가신지 20년 됐습니다. 어머니는 거제 계시고, 매주 형제들이 돌아가면서 찾아 뵙고 있습니다.”

-취미와 특기는.

“취미는, 많이 어디 다니는 것이 취미입니다. 현상을 보면서 느끼고 깨닫고 해야 되기 때문에 차 타고 많이 다닙니다. 특기는 없습니다. 중국 연수를 갔는데, 4시간 장거리 버스를 타는데, 무료하니까 장기자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죠. 내 차례가 다가오는데, 주제를 못 찾아서 고민 고민하다 내 차례 오면 내 삶에 대해 얘기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버스가 목적지에 도착하는 바람에 장기자랑은 못하게 됐는데, 그때 딱히 이거다 잘하는 게 없구나 깨달았습니다. 삶을 살아오면서 강한 집념과 성실이 특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스트레스 해소법, 건강관리법은.

“사실 이 자리가 스트레스 많이 받는 자립니다. 시간 나면 숙면 취하고, 또 친구들과 어울려서 소주 한잔 하면서 살아왔던 과거 얘기 나누면서 스트레스 풉니다. 어렸을 땐 운동 많이 하고 조기축구회도 나갔습니다. 지금은 못하지만, 수영장도 가고 주변 산도 타기도 하고. 친구들은 많습니다. 초등학교를 두 곳 옮겨 다녔기 때문에. 다니기는 거제 왜관초등학교, 졸업은 태어난 곳 하청에 있는 하청초등학교에서 했습니다. 20년 된 격의 없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최근 본 영화,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얼마 전 <광해>란 영화를 봤습니다. 지방 시장이란 것이 작은 권력일 수 있는데, 저도 이 작은 권력을 어떻게 시민들에게 소중하게 쓸까 고민하는데, 광해는 폭군이잖아요. 광해8년에 왕을 노리는 자들과 당쟁이 굉장히 심했습니다. 광해가 위협을 느끼니까 자기를 대신해줄 수 있는 사람을 도승지 허균에게 찾으라고 했죠. 도승지가 저자거리 나가서 왕과 흡사하게 닮은 천민을 데려와 왕을 대신하게 했는데, 왕이 쓰러졌죠. 1일 대역으로 왔다가 왕이 회복될 때까지 하선은 왕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하선은 천민이지만 따뜻함과 부드러운 본성이 궁 안에 퍼지면서 궁이 달라지고, 하선이 왕을 조금 하다 보니 내면의 모습을 정책으로 만들어가죠.

저도 천민 출신이었습니다. 머슴도 살고, 급사도 해봤고, 고깃배도 타봤고,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고아원에서도 살아봤고. 하선을 보면 가난 속에서 정도 묻어나고 인간 내면세계를 볼 수 있지 않느냐. 시장을 하면서 작은 권력을 갖고 군림할 게 아니라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겸손하고 소탈한 시정을 해야겠다 느꼈습니다.

텔레비전은 KBS에서 임성훈 씨가 사회 보는 ‘강연 100도’가 있습니다. 저도 때론 강연 100도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제가 못 느낀 삶의 새로운 모습을 느끼게 됩니다. 시정 아이디어도 얻고.”

-국외, 국내 여행지 중 잊지 못할 곳은.

“(어디에 갈 때마다)시정을 중심에 놓고, 시를 어떻게 특색 있게 발전시킬까 하는 입장 갖고 있습니다. 감명 받았던 곳은, 작년에 스페인 다녀왔습니다. 발렌시아 도시에 이비자섬이 있습니다. 휴양도신데, 여름 휴양지 항구에 진짜 초호화 요트들이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거제에도 요트나 마리나 시설로 거제가 진일보하게 추진해야겠단 생각 했습니다. 유럽 젊은이들이 이비자섬에 여름휴가를 가는 게 직장인들 소원이랍니다. 인도 철강회장 타는 요트부터 카트르 왕자가 타는 요트까지, 그걸 보면서 거제에 해양특구를 만들어야겠다 싶었습니다.

우리나라엔, 전남 함평에 가면 나비축제 합니다. 작은 소재 가지고도 함평군을 대한민국에 알렸습니다.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도 자연 소재를 갖고도 많은 사람들이 가보고 싶어합니다. 거제에도 그런 것을, 많은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자연을 살려서 외국인들도 거제에 올 수 있도록 해야겠다 싶습니다."

-거제도 섬꽃축제 좋아 보이던데.

“거제 섬꽃축제는 정말 핸드메이드 축제입니다. 큰돈 안들이고 손수 공무원들이 인력으로 만든 축제입니다. 해가 갈수록 사람들도 많이 오는, 대표적인 모범적인 축제 사례입니다.”

-가족, 형제관계는.

“형제는 5남 1녀, 6남맨데. 당시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가난했습니다. 그래서 형제들이 제대로 배우지 못했고. 저는 유독 배워야 된다 생각했고, 소년기에 선생님이 꿈이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을 가야겠다 생각했죠. 그 꿈을 잃지 않고 27살에 대학을 갔습니다.

저는 둘쨉니다. 여동생이 바로 밑인데 서울에 출가해 삽니다. 형님은 중국에 있고, 여동생은 서울 있고, 다른 형제는 거제에 다 있습니다. 형제 많으니까 질서도 배우고 좋습니다.

가족은 집사람하고, 딸은 출가해 교편 잡고 있고, 아들은 아직 서울서 대학생입니다.”

-가족에게 어떤 남편, 아버지인가.

“가족을 위해 따뜻한 시간 내서 가족과 함께한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27살 대학 들어가서 대학 1학년 끝나고 결혼하다보니까…, 장학금도 받아야 했고. 정치에 입문해 늘 바깥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니까 후한 점수 안 줄 겁니다. 그래도 아버지가 열심히 사는 모습 보면서 자식들도 잘 커줬고, 그런 점은 점수를 줄 수 있겠죠.”

-좌우명은.

“‘희망’을 좌우명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사람이 꿈과 희망을 잃지 않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시정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

“현장에 많이 나가야 합니다. (현장에 가봐야)고쳐야 할 것, 뭘 해야 할까 알 수 있습니다. 현장엔 시민이 있습니다. 시민들이 불편해하는 것 뭔지 알 수 있죠. 또 언론에 보도된 성공사례 보고 조금 더 보태면 더욱 시정 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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