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오르고 관광객 늘었지만 고향 느낌 사라져"

거가대교는 그 자체만으로도 관광상품이다. 거가대교를 지날 때 대부분은 휴게소에 들러 바다 위에 뻗어있는 다리를 감상한다. 그런데 좀 더 좋은 구도를 찾아 사람이 몰리는 곳이 있다. 거제휴게소 아래편에 있는 장목면 시방마을이다. 논농사하지 않고, 어업으로 삶을 잇는 전형적인 어촌이다. 이곳에도 대구가 풍부해 정치망 두 개를 설치해 놓고 있다.

이 작은 어촌마을은 이제 주말이 아니라도 관광객 발걸음이 잦다. 하지만 김봉기(63·사진) 이장은 반가운 눈치는 아니다.

"장목면 사람들은 교통이 편리해진 혜택이 있죠. 마을 사람들도 비싼 물건 사려거나 병원 갈 때는 거가대교 타서 부산으로 다 가지요. 반대로 우리 마을로 관광객들도 많이 들어오게 됐습니다. 그런데 여기저기 펜션도 많이 들어서고, 땅값도 부풀려지고 그래요. 인심도 나빠져서 이래저래 다투는 일도 많고 그래요."

장목면 내 인근 대계마을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태어난 곳이다.

시방마을 김봉기 이장.

"장목면 사람들은 아주 자랑스러워 하죠. 한 나라 대통령이 이 작은 어촌마을에서 태어났으니까요. 아마 이 지역 사람들은 조상 대대로 자랑스럽게 생각할 겁니다."

김 이장은 이곳에서 태어나 20살까지 이곳에서 지냈다. 30년 가까이 객지생활을 하다 고향을 다시 찾은 지는 12년가량 됐다.

"어릴 적 고향 느낌은 다 사라졌죠. 이 마을에도 여러 세대를 잇는 토박이는 별로 없습니다. 객지에서 와 자리 잡은 사람이 대부분이죠. 거제 전체로 보자면 그 좋던 인심을 이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풍부한 바다 자원이 있다는 점에서 분명 축복받은 땅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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