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 이름은 엄고, 우리는 고마 ‘궁디의자’라 쿤다예.”

거참, 요상허네.

출레출레, 꼼시랑꼼시랑, 시장 기갱을 허는데 암만 디리다바도 오데다 쓰는 긴 지 알 수가 없는 기 눈에 들어왔다. 둥글고 펑펑한 자부동 겉헌 걸 일자로 나래비를 세워놧는데, 생긴 거시 첨 보는 기라 요래조래 들여다봤다. 만져보니 단단허맨서도 폭삭헌 거시 느낌이 그맨이다. 거참, 오데 깔고 앉는 거 같기도 허고. 줄이 달려 있는데 오데 매다는 거신지….

“아지매요, 이기 머시라예?”

“아이고, 이기 밭에서 일헐 때 궁디에 깔고 앉는 기라예.”

쥔 아지매는 그기 머시 신기헌 거라꼬, 그기 먼 줄도 모린다꼬 마구
신이 나서 이야기해 준다.

“이기 참 펜헌 기라예. 쪼그리고 앉아 일허모는 맨날 허리야, 다리야 하고… 할매들은 함 앉앗다 일날라캐도 그기 힘든 기라예. 근데 이기 잇으모는 세사 펜타 아입니꺼.”

“아. 그란데 여게 붙은 까만 줄은 머라예? 양쪽에다 머할라꼬 붙어있노예.”

“아이가나. 그기 잇어야 되는 기라.”

아지매는 퍼뜩 한 개를 집어서 양쪽에 붙은 두 개의 줄에다 다리 한 쪽 씩을 끼워 넣었다. 그러자 둥글펭펭한 그기 궁디에 가서 찰싹 붙었다. 근데 보기에는 좀, 얄궂었다. 줄에 꽉 조인 가랑이가 눈에 먼저 들어오고 아지매 두둥헌 아랫배가 도드라지는 거시 거참….

“밭에 일 헐때 아침에 함만 끼비면 저물 때꺼지 그라고 있는데, 다리 아프모는 아무데고 퍼져 안지모 되제. 관절도 센찬헌 사람들이 마이 안 앉아도 되고. 세사 펜타.”

“남자들은 안 허고 여자들만 쓰것다예.”

“아이가, 먼 소리고? 할배들도 잘만 헌다. 펜헌 기 최고지, 우때서?”

“이기 이름이 머라예?”

“벨로 이름은 엄고, 우리는 고마 ‘궁디의자’라 쿤다예.”

1개에 7000원이었다. 흐흐, 궁디의자.

궁디의자 / 권영란 기자

이건 와 이라노예?

거참, 요상허네. 이건 또 머시지?

뻘건 고무 다라이에 미꾸라지떼가 와글와글허다. 근데 다라이에 생고추 붉은 것, 푸른 거시 둥둥 떠 있다. 처음 보는 거였다.

“아지매, 이거는 와 넣어놧는데예?”

멀찌감치 있는 쥔 아지매가 서너 발 다가오더니 ‘아, 고거?’ 라는 표정이었다.

“하이고, 추버가지고 미꾸라지가 꼼짝도 안 허모 우짜노. 그래가꼬 맵삭헌 고추를 너어노으모는 갸들이 맵아서 펄쩍펄쩍 헌다고….”

아지매는 채 말을 맺지 못허고는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었다. 동시에 옆에서 듣고 있던 사람들 모두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 그래야 갸들이 아즉 싱싱허다꼬 사람들이 사갈 꺼 아녀.”

아지매는 그 말 끝에 고추 한 개를 집어 다라이 안에다 툭 던졌다.

지켜보던 사람들이 또 웃고 말았다.

“땡초라예? 그기 진짜 효과가 있긴 헌기라예.”

“몰러. 괜히 우리 생각이 그렇다 아이가.”

음, 그럴싸하긴 했다. 흐흐, 소비자를 웃게 하는 ‘귀여운’ 상술,

미꾸라지에 땡초를 / 권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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